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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대학원생의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
인문계 대학원생의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
  • 유병준
  • 승인 2021.07.12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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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 안동대 사학과 석사과정(역사문화콘텐츠 전공)

‘역사문화콘텐츠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고 싶은 욕구는 내게 인문계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데 큰 확신을 갖게 해주었다. 진학 이후, 배경지식을 쌓아가며 전공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명확한 문제의식을 끄집어내는 과정들을 겪어나가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한 사유(思惟)는 지도 교수님의 가르침과 선·후배들과의 토론을 통해 시작된다. 하나의 글을 쓴다는 것은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가까스로 완성한 논문을 문화콘텐츠 분야의 학술대회에서 발표해보는 시도는 그간의 고됨을 잊게 해주는 크나큰 ‘힘’이다. 또한, 대학을 졸업했으니 스스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현장에서 쌓을 수 있는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문화콘텐츠 관련 프로젝트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의 참여를 통해 소거된다. 더불어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과 문화콘텐츠를 통해 어떠한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은 전공의 정체성과 함께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 역시 찾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학업과 함께하는 일련의 활동은 보다 생산적인 사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학문의 길로 이제 막 들어서고 있는 내가 기존 역사학과 응용 역사학을 함께 접했을 때, 두 학문 영역의 지향점과 성격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자는 ‘그 당시 있었던 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밝히는 것에 가치를 두고 역사학 존재의 의미를 모색한다고 느꼈고, 후자는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역사가 현재적 관점에서 어떠한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며 역사문화를 바라보고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이 두 분야가 극단적인 대립을 하고 있진 않으나 학문의 지향점이 상이하다고 느껴졌기에, 사학과에서 역사문화콘텐츠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러 교수님들, 선·후배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리된 생각은 애초에 똑같은 텍스트를 보더라도 학문의 영역에 따라 해석할 수 있는 인식론적 설정과 방법이 다르기에 관점의 우열을 나눌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역사학에서의 여러 관점은 상호보완적으로 각 영역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에 모두 필요하며 저마다의 의미가 존재한다. 여러 고민을 통해, 보다 유연한 자세로 학문에 임하여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음과 동시에 내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분야에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들은 ‘왜 나는 역사문화콘텐츠를 공부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스스로 답해볼 수 있게 하였으며 이는 앞으로의 학업과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역사문화콘텐츠의 학문적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견지한 채, 최근 학위논문 구상을 위해 신문화사(New Cultural History),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 그리고 역사와 대중문화와 관련된 텍스트들을 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내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의 관점에 입각한 역사문화콘텐츠의 가능성과 가치에 대한 논의이다. 지금까지의 역사문화콘텐츠에 대한 연구가 사료의 ‘활용’과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갖고 있었다면, 나는 역사문화콘텐츠가 ‘공감’의 역사로서 어떠한 의미와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모색을 시도해보고 싶다.

앞으로 직면하게 될 학위논문, 향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수많은 고민과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문에 대해 접근하는 자세와 관점 역시 계속해서 변화하고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든 현상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를 견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과 태도들이 폭넓은 사유를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병준 안동대 사학과 석사과정(역사문화콘텐츠 전공)

‘2020년 인문콘텐츠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포스터발표 최우수상과 ‘2021년도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하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최근 학위논문 준비를 위해 역사문화콘텐츠,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 그리고 역사와 대중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텍스트들을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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