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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올림픽 정신의 재구성과 한일 협력
[글로컬 오디세이] 올림픽 정신의 재구성과 한일 협력
  • 조관자 서울대 일본연구소 HK교수
  • 승인 2021.07.2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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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오디세이_서울대 일본연구소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의 스태프들이 지난 3월 방역복장을 갖추고 대기 중이다. 2020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사진=AFP/연합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의 스태프들이 지난 3월 방역복장을 갖추고 대기 중이다. 2020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사진=AFP/연합

 

7월 23일부터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관중 없이 열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서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본 국민의 70%가 개최에 부정적이었지만, 계약 상 취소 결정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있었다. 1년 연기를 위한 비용까지 총 1조 6440억 엔을 쏟아 부은 일본 정부, 5년을 기다려온 선수들, 미디어와 협찬 광고의 수익금 등을 따져볼 때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인류화합의 축제라면 적어도 일반 선수권 대회와 다른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세계화의 흐름을 멈춰 세운 코로나19 장벽을 넘기 위한 세계인의 축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아쉽게도 IOC나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 세계의 석학 어느 누구도 코로나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할 올림픽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함께 해결하자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개최 포기 시의 손익 계산서와 개최 시의 방역 문제를 따지기 바빴다.  

올림픽헌장을 보면, 올림픽이념(Olympism)은 인간의 신체, 의지, 정신의 균형과 조화를 고취하는 생활 철학이다. 스포츠는 경쟁과 상술이 아니다. 교육, 문화와 결합한 올림픽의 목적은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평화로운 국제 사회의 건설에 있다. 그렇다면 격리와 봉쇄로 사람들이 심신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현실에서 올림픽은 꼭 열려야 할 행사이다. 위기를 ‘인간의 완성’과 ‘국제평화의 증진’의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스포츠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게임이나 경연 대회를 창안해야 한다. 우울증, 혐오, 분노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생활 체육을 연구 발표하는 경연 대회를 열어도 좋다. 세계의 지도자, 문화인과 체육인, 종교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코로나19 펜데믹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다양한 지혜를 묻는 영상 페스티벌도 가능하다. 올림픽의 표어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Citius, Altius, Fortius)”를 ‘메달 따기 경쟁’이나 ‘약물 복용 스캔들’에서 되찾아올 기회다. 이 표어를 절실하게 기다리는 세계는 봉쇄된 국경의 남쪽에 있다. 

 

올림픽으로 개도국의 발전과 지역 활성화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세계는 난민 문제로 큰 시련을 맞이할 것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지역의 난민 증가를 방치한 채 올림픽이 인류축제일 수 있을까? 1964 도쿄올림픽, 1988 서울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은 모두 개최국의 성장 신화를 장식했지만, 신화의 역사는 여기까지다. 2012 런던올림픽은 영국의 팝아티스트들과 함께 화려하게 개막했지만, 영국의 EU탈퇴로 이어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대규모 시위 예고를 뚫고 남미 최초의 올림픽으로 치렀지만, 수영장 등 올림픽 유산을 폐허로 만들면서 브라질에 막대한 부채 부담을 남겼다. 2020 도쿄올림픽은 ‘잃어버린 20년’의 꼬리표를 떼고 2011년 3.11대지진을 극복한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과시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다. 

이제 올림픽의 근본 취지를 되돌아보고, 행사 방식을 바꿀 때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인류 사회에 대한 경고이다. 지구촌에 덧쌓인 문제들을 짚어보고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라는 긴급 신호이다. ​올림픽도 2012년 이후의 퇴행과 자연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가 간 순위 경쟁이나 메달 경쟁을 멈추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설계와 세계인의 융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잘사는 나라 국민들은 이제 올림픽 유치를 크게 환영하지 않는다. 2024 파리올림픽 유치전 당시에도 많은 도시들이 기권했다. 그렇다면 개발도상에 있는 나라에서 올림픽을 열 수 있도록 세계인이 도와야 한다. 막대한 건설과 시설이 그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되어 올림픽의 문화유산을 인류평화로 실현시켜야 한다. 올림픽을 혁신해야 한다.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성동격서 ‘손에 손잡고’

 

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도쿄올림픽 보이콧, 한일정상회담의 성사 문제로 여전히 힘겨루기를 한다. 2012년 이후 갈등이 깊어진 한일관계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성동격서가 필요하다. 샅바 씨름에서 일본을 넘어뜨리기보다, 일본과 함께 할 수 있는 올림픽의 새로운 기획을 제안하고 주도한다는 발상도 필요하다. 마침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인 혐오 감정과 증오 범죄가 극성이다. 백인과 흑인을 처벌해도 더 큰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아시아에서 코로나 공포증에서 벗어날 아이디어를 내고 성과를 낸다면 혐오는 존중으로 바뀔 것이다. 

한국도 일본도 미국의 경제부흥과 난민문제의 해결에 기여할 방안이 있다. 한일이 손잡고 미국 국경의 남쪽에 공단을 건설하여 난민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남미의 마피아와 공무원들에게도 경비를 나누어 주어 모두를 협력자로 만들면 난관을 쉽게 해쳐나갈 수 있다. 필자는 이 아이디어를 유튜브에서 들었다. [정법강의 11287강 대기업의 44조원 대미투자로 인한 정부와 대기업의 상생], [정법강의 11287강 대기업의 44조원 대미투자로 인한 정부와 대기업의 상생]을 참조하면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만일 남미에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모범 사례 창출에 성공한다면, 이 모델을 세계의 모든 빈곤 지역에 확산시켜 갈 수 있다. 

88서울올림픽의 주제가를 기억하자. 당시 우리는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 나서자’라고 노래 불렀다. 너무 늦었다.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지구촌에 난민이 넘쳐나는 악몽이 될 수 있다.

 

 

조관자
서울대 일본연구소 HK교수

서울대 국어국문과를 나와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일본사상사를 전공했다. 일본의 지방대학에서 서울대 일본연구소로 옮겨왔다. 사회교육콘텐츠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 『일본 내셔널리즘의 사상사』(서울대 출판문화원), 『난감한 이웃 일본을 이해하는 여섯가지 시선』(공저, 위즈덤하우스), 『포스트코로나』(공저, 한빛비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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