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9 09:00 (목)
연구·직업교육으로 고등교육 재편…‘직업교육법’ 필요
연구·직업교육으로 고등교육 재편…‘직업교육법’ 필요
  • 이희경
  • 승인 2021.07.27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딸깍발이_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1980년대 우리나라 인구정책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로 출산억제정책을 충실하게 실천했다. 반상회를 통한 여성 저출산 계몽운동을 하였고, 예비군훈련 시간에도 남성의 정관수술을 권유한다고도 했다. 게다가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한 명 낳아야 한다면 아들이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선택의 기로에서 태아감별을 통해 여아는 낙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실을 반영한 의료법에서는 한동안 낙태행위에 의한 벌칙보다 단순히 태아감별을 한 경우의 벌칙 수위가 더 높았다. 그 무렵 출산한 아들과 딸의 성별을 병원 측은 알려주지 않았다. 

출산억제정책 이후의 결과로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시기에는 남녀 성비의 불균형으로 여학생 짝이 없어 남학생끼리 짝이 되어야 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었다. 지방 소도시의 학생 수가 급감한 초등학교 폐교 이야기가 뉴스로 자주 다루어졌다. 올해 초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 수(1만1천710개교)의 3천834개(32.7%) 학교가 폐교됐다. 비수도권인 경상도와 전라도 두 지역 폐교 수가 전국 폐교의 64%를 차지했다. 

초·중·고 폐교의 영향으로 최근 10년간 전문대도 11개교가 폐교됐다. 대학입시 결과에서도 수도권 대학 등록률이 지난해 97.9%에서 올해 86.7%로 낮아졌고 비수도권 대학 등록률은 지난해 91.5%에서 올해 82.6%로 더 낮아졌다. 경상도는 84.5%, 전라도는 84.1%, 충청권이 73.9%를 나타냈다. 

유기홍 국회의원실 보도자료에 의하면, 일반대와 전문대의 신입생 충원률은, 지난해 일반대는 98.9%, 전문대는 94.3%였으나 올해 일반대는 94.9%로 낮아졌고 전문대는 84.4%로 전년도에 비해 10% 이상 입시충원률이 낮아졌다. 수도권 쏠림현상과 일반대학으로의 쏠림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결과이다.

전반적인 대학등록률 하락 요인은 학령인구 감소가 결정적이다. 대학에 입학할 자원보다 입학정원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2주기 기본역량진단으로 전환하면서 자율 정원감축 정책으로 변경했기 때문에 일반대학의 정원감축이 미흡했다. 일반대학은 약 3만 명(약 8%), 전문대학은 약 6만명(약 27%)을 감축했다. 

정책 부재로 대학입시에서 수도권 쏠림현상은 지속적으로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는 2019년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1천조 원을 넘어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1.9%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서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86곳의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방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지방소멸위험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2019년 93곳(40.8%)에서 2020년 105곳(46.1%)으로 증가했다. 지방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낮은 곳은 전라남도가 0.44이고 경상북도가 0.50으로 초·중·고 폐교지역과 일치했다. 소멸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소멸위험지수가 0.5 이하인 곳이다. 인구 감소로 30년 내 사라질 위험이 큰 지역이다. 

전문대의 입학자원은 대부분 지방에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학습자가 전문대에 지원하고 지역인재로 양성되고 그 지역 중소기업에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순기능 역할을 담당해 왔다. 수도권 쏠림현상은 지역 생산인구 유출로 국가균형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 쏠림현상과 낮은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나타내는 지역이 많아지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한다. 최근 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지방대육성법’이 있지만 풍전등화와 같은 전문대 어려움은 해결될 수 없다.

94%가 사립학교이어서 교육부 재정투자가 1.5%로 가장 낮은 전문대는 ‘직업교육법’ 제정이 필요하다. 현행 고등교육체제를 교육선진국과 같이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기능에 따라 재구조화해야 한다. 학문연구 중심대학은 국제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직업교육중심대학은 실무중심의 학문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정부가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선정해야 하므로 관련 법 제정이 필수다.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대구보건대 대학교육혁신단장·치기공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