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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계속해보니 집중력·업무 효율 떨어지더라
재택근무 계속해보니 집중력·업무 효율 떨어지더라
  • 유무수
  • 승인 2021.08.0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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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 민병운 외 4명 지음 | 부키 | 404쪽

밀폐된 집과 차가운 디지털의 세계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시킬 수 없다

레깅스는 일부 여자들이 요가 할 때 또는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입는 의복의 트렌드였다. 야외 등산로까지 진출하던 레깅스녀는 이제 거리로 과감하게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거리두기에 따른 '홈트' 열풍이 문 밖으로 이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진풍경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높였다. 지금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2021년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유행을 주시하는 트렌드서는 예년에 비해 2.3배 증가한 30종이었다. 변화가 그만큼 심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현상이다.

이 책을 쓴 5명의 공저자는 30종의 트렌드서에서 526개의 트렌드를 추출했고 56개의 상위키워드로 묶어서 재분류했다. 그 중에서 23개의 메가 트렌드가 전체 내용의 80%를 포괄했다. 창업이나 투자를 할 때 메가 트렌드(주류 트렌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지름길일까? 태양이 달을 비출 때 밝게 보이는 영역의 이면이 엄연히 실재하듯이 메가 트렌드가 놓친 니즈는 없을까? 이 책은 30종의 책이 대세라고 외친 목소리에 대한 회의적 질문으로 시작되었고, 메가 트렌드가 놓치고 있는 트렌드를 ‘역발상 트렌드’라고 불렀다.

30종의 트렌드서는 공통적으로 비대면 일상,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 온라인 교육, 소셜 미디어. 이커머스, 디지털 확장 현실, 모바일 디바이스, 개인정보 보호, 개인주의 등 최근 뉴스를 접하면서 직관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이슈를 파고들었다. 트렌드서에 의하면 우리 사회의 비즈니스는 세밀하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초혁신기술에 의해 취향 세분화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책은 20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역발상 트렌드와 메가 트렌드를 대비시키는 형식으로 서술했다. 예를 들어 16장은 ‘전망·공간 마케팅 대 디지털 확장 현실’이다. 메가 트렌드는 굳이 외출하지 않고도 일상의 다양한 활동을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확장 현실’의 방향을 주목했다. 그러나 ‘전망·공간 마케팅’의 역발상 트렌드는 외부의 상황 변화 이전에 “전망과 공간을 욕망하는 인간의 본능”을 고려한다. 그래서 디지털 현실이 줄 수 없는 진짜 현실의 매력과 전망을 파는 것은 변할 수 없는 트렌드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한강이 보이는 선상 카페, 실내에 녹색공원과 폭포를 설치한 백화점 등은 그 사례로 제시됐다. 각 장의 말미에는 그 장에서 다룬 역발상 트렌드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책도 추천하고 있다.

홀로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 출퇴근 시간 절약으로 달콤했지만 막상 계속 해보니 매콤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더라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일터에서는 근로자끼리 ‘함께 있다’는 것이 상호집중, 감정공유, 운율 부유감(동료와 함께하면서 그들의 에너지에 편승해 고양되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바로 본능처럼 뿌리 깊은 사회성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세상 흔들리고 유행은 변하여도 그 밑바탕에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은 항상 작용할 것이다. 저자들이 메가 트렌드에 회의적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인간관이다. 인간을 어떻게 보는가? 저자들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Homo Sociologicus)이고 관계 속에서 사교하는 인간(Homo Sociabilis)이다. 그런 고로 인간은 밀폐된 집과 차가운 디지털의 세계 밖으로 뛰쳐나가 감성의 자극이 있는 타인과 광활한 자연 또는 아날로그적 현실과 교류하고자 한다. 이 책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의한 메가 트렌드와 인간의 본성에 의한 역발상 트렌드의 균형과 조합으로 경쟁력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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