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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들, 자기 삶을 고백하다
조선 사람들, 자기 삶을 고백하다
  • 이지원
  • 승인 2021.08.20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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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봉 지음 | 세창출판사 | 332쪽

“거의 병적일 정도로 과일을 좋아해서 익지 않은 과일이라도 몇 되씩 먹었는데, … 그중에서도 감을 가장 즐겨 먹어서 오십 세 이후에도 한 자리에서 칠십 개씩을 먹어 ‘감 바보’라고 불렸다.”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에게 식탐이나 정욕에 관련된 생활상은 숨겨야 할 이야기였다. 그런데 양반이었던 심노숭은 오늘날 우리가 친구들과 나눌 만한 시시콜콜하고 노골적인 생활상을 일기에 모두 기록했다.

‘일기’는 ‘나’만 볼 수 있다는 특수한 성질 때문에 쓰는 사람의 진솔한 생각과 느낌이 그대로 드러난다. 덕분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역사보다 더 현실적이고 진짜배기에 가까운 역사가 담기기도 한다.

익히 알려진 국란 때도 평민들이 느낀 감정은 우리가 아는 역사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점잖을 것만 같던 양반 남성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죽는 날까지 그리워하며 눈물로 적은 일기도 있으며, 마치 커플 유튜브처럼 자기 연애담을 세세히 기록한 일기도 있다. 이 책은 각계각층 다양한 조선 사람들의 일기를 통해 그들의 곡진하고 실감 나는 생활상을 소개한다.

한 줄짜리 사료(史料) 뒤에 가려진 ‘진짜’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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