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출판부가 우수 학술서로 주목 받고 있다.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 『호모 이밸루쿠스』,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의 치매 일문일답』, 『러시아와 그 이웃 나라들』, 『과학의 씨앗』 등 6권이 선정됐다. 세종도서에 선정된 도서들은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문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 받았다. 또한 202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힌두이즘의 원류』, 『8세기 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 『생태비평의  이론과 실제』, 『한국의  노동정치』 등 22권이 뽑혔다. 이 도서들은 인문학, 사회과학, 한국학, 자연과학을 아우른다.

이 책은 한때 총면적 2천200만 제곱킬로미터로 지구 육지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했던 구소련 국가들의 면면을 ‘자연 환경과 인간의 적응’이라는 지리학적 프레임 속에서 들여다봄으로써, 이들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엿보려는 시도이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에서 러시아를, 제2부에서 러시아 주변 구소련 국가들을 다룬다. 먼저 프롤로그에서 러시아 혁명과 구소련 성립․붕괴 과정 등 20세기 이 지역의 역사를 개관함으로써 구소련 공화국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는다. 이어 제1부에서는 러시아의 다양한 지리적 특징이 역사, 시사, 문학, 문화 등과 연결되어 다채롭게 전개된다. 러시아를 산업국가로 발전시킨 철도 및 하운 교통망의 특수성, 광활한 동시베리아 땅에 잠재된 천연자원의 힘, 시베리아 지역의 기후가 군락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에 끼친 영향, 크림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이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전 등 러시아의 독특한 자연 환경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관계를 맺는지를 풍부하게 조명한다. 제2부에서는 이러한 관찰의 범위를 CIS(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캅카스 3국(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벨라루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 주변의 구소련 국가들까지 확장하여, 각국의 지리적 특성이 그곳 역사에 미친 영향을 재미있게 소개한다. 각 지역 및 국가별로 간략한 지도를 곁들임으로써 내용 이해를 돕는다.

한반도와 21킬로미터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오랫동안 낯선 나라였던 러시아를 비롯해 구소련의 공화국들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과의 교류를 증진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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