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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사이의 간극을 이어주는 스토리텔링
이방인 사이의 간극을 이어주는 스토리텔링
  • 유무수
  • 승인 2021.09.1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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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지음 | 이지연 옮김 | 윌북 | 312쪽

공유 스토리가 있을 때 방관 줄고 공감 늘어
분명한 캐릭터로 공감대 형성하면 효과 있어

“나는 자네 논문의 전제에 동의할 수 없네.” 저자 킨드라 홀이 2004년 석사논문 심사에서 풍부한 정보제공이 중요하다고 믿는 교수로부터 들은 말이다. 저자는 논문 심사에서 주장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존재다. 각 민족의 문화는 사람들을 납득시키고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스토리를 이용한다.” 저자는 비즈니스에서 스토리텔링이 가치 있다는 연구로 졸업을 했고, 지금은 스토리텔링 컨설팅 기업인 스텔라 컬렉티브(Steller Collective)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간극이 문제다. 기업가와 투자자 사이의 간극, 채용 담당자와 지원자 사이의 간극, 관리자와 직원 사이의 간극, 리더와 경영진 사이의 간극. 저자에 의하면 비즈니스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주의 끌기, 영향 미치기, 바꿔놓기’를 갖춘 스토리로 이 간극을 이음으로써 단순한 연결 이상의 동기화를 이루어야 한다. 스토리에 의해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HOME(human oxytocin-mediated empathy, 옥시토신 매개 공감)’이라는 회로를 활성화한다. 공유하는 스토리가 있을 때 방관은 줄어들고 공감이 늘어난다.

저자는 효과적인 스토리는 네 가지 요소를 갖춘다고 주장했다. 첫째, 분명한 캐릭터. 주의를 끌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둘째, 진실한 감정. 캐릭터가 스토리 상황에서 느끼는 좌절, 경이로움, 호기심 등의 감정이다. 셋째, 중요한 순간. 일상과 구분되어 생생한 순간이다. 넷째, 구체적인 디테일. 상상력을 자극하여 청자를 스토리 속으로 더 깊이 끌어들이는 디테일이다. 또한 저자가 제안하는 스토리텔링의 기본틀은 세 단계다. 첫째, ‘기준 세우기’는 무언가 바뀌기 전의 상황이다. 처음에는 분명한 캐릭터와 감정을 소개해야 한다. 둘째, ‘폭발’이다. 스토리 속의 상황이 갑자기 달라지는 지점이다. 셋째, ‘새로운 기준’이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 상황이 어떻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2014년 매리코파(Mericopa) 병원은 기금 모금 만찬을 주최했다. 시립병원이었기에 저소득층 환자가 주로 이용했고 후원이 필요했다. 의료재단의 의사들은 직접 연단에 올라 의료장비와 업무의 긴급성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재단은 목표했던 금액을 모금하지 못했다. 

2015년의 후원 행사에서 저소득층 이용자와 예비기부자 사이의 간극을 잇는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이 활용됐다. 매리코파 병원의 치료로 건강을 회복한 캐릭터를 찾았다. 그들은 매리코파 병원의 도움으로 희망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연단에서 이야기했다. 전년 대비 두 배가 넘은 기부금이 모금되었다. 저자가 인용한 뇌과학 이론에 의하면 의미가 공유될 수 있는 스토리를 통해 만찬 참석자의 뇌에서 옥시토신이 풍부하게 분비됨으로써 병원과 참석자 사이의 간극이 연결되었고 기꺼이 기부하는 행동이 발생한 것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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