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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8] 바다의 우주비행선 쥐가오리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8] 바다의 우주비행선 쥐가오리
  • 권오길
  • 승인 2021.09.1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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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연고지가 플로리다 마이애미인 마이애미 말린스(청새치)에 이어 탬파베이 레이스의 쥐가오리를 살펴본다. 한때 서재응과 류제국이 뛰었고, 지금은 최지만이 활동 중인 탬파베이 레이스(Tampa Bay Rays)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소속으로 연고지는 세인트피터즈버그이다. 1998년 창단된 신생팀으로, 원래 팀이름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Tampa Bay Devil Rays)로 플로리다 인근 해에서 잡히는 ‘쥐가오리’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후 2007년 11월 레이스(Rays)로 팀명을 변경하고, 상징물도 레이스(Devil Rays, 쥐가오리)에서 플로리다 전체를 환히 비추는 햇빛(Ray)으로 바꿨다. 그러나 잘 보면 아직도 선수들의 윗도리 왼쪽 소맷자락에 멋지게 생긴 큰 가오리 한 마리씩을 달고 있는 것을 볼 것이다. 메이저리그 30 구단 중에서도 오클랜드와 함께 손꼽히는 가난한 구단이다. 참고로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의 Cubs는 다름 아닌 곰 새끼를 의미한다. 선수들의 모자나 윗도리 소매에서 곰 새끼를 찾아볼 것이다.
  

사진=위키백과
사진=위키백과

쥐가오리(devil ray)는 연골어류(軟骨魚類)로 쥐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이다. 쥐가오리(Mobula mobular)의 수컷 몸길이는 200~220cm, 암컷은 215~240cm이고, 몸무게는 115kg 정도로 아주 큰 물고기이다. 겉모양은 마름모꼴이며, 전체적으로 몸은 푸르스름한 검은색을 띠고, 머리는 매우 짧고, 검은색의 넓은 띠가 한쪽 눈에서 다른 한쪽 눈까지 뻗어있다. 어깨 양쪽에는 초승달 모양의 흰색 반점이 있는데, 이는 어릴 때 분명하다가 자라면서 점차 흐려진다. 배는 흰색을 띠며, 다 자란 쥐가오리의 경우 종종 어두운 반점이 있기도 하다. 등지느러미는 끝부분이 흰색을 띠고, 꼬리는 매우 긴데 꼬리가 몸통 넓이만 하거나 그보다 길다. 먹이로는 크릴, 요각류와 같은 부유성 갑각류와 잔고기를 주로 섭취한다.

쥐가오리는 점차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등급에 따르면 위기(EN:Endangered) 등급에 든다. 황새치(swordfish) 등을 잡을 때 부수어획물(bycatch, 어망에 걸린 불필요한 물고기)로 걸려드는 것이 많고, 60년 안에 마릿수가 반으로 줄 것으로 예측한다. 쥐가오리는 보통 수심 50m 미만의 수중에서 지내나 1,000m까지 잠수 가능하며, 열대부터 아열대까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한 지역에 계속 머물지 않고 먹이를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원양 어류이다. 그리고 보통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서식하며, 햇빛이 잘 드는 수면 가까이에서 활동한다. 이빨이 작은 대신 아가미를 이용하여 플랑크톤과 같은 미세 생물을 걸러 먹기(filter-feeding)도 한다. 
  
쥐가오리는 영어로 devilfish, giant devil ray라고도 하며, 하나의 긴 꼬리가시(tail spine)가 꼬리에 난다. 그리고 지중해와 대서양 동부의 깊은 바다에 많이 살고, 보통은 혼자 따로 살지만, 가끔 작을 무리를 지우고, 많게는 때때로 18마리가 커다란 무리를 지우기도 한다. 그리고 꼬리표(tag)를 붙여 서식 관계를 추적한 결과 깊게는 600~700m까지 잠수하기도 하지만 보통 0~50m 부근에 살더라 한다. 그들은 20°C~29°C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고, 광합성에 충분한 빛이 침투하는 약 100m까지의 표해수층(表海水層, epipelagic)에 산다. 가슴지느러미는 날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하여 날개를 퍼덕이는 듯이 헤엄을 친다. 
  
생식 주기는 정해지지 않고, 불확실하게 1~3년에 평균 1마리(single offspring)가 태어나는 정도이다. 평균 수명은 12.8년이며, 최대 수명은 20년이다. 그리고 보통 체외수정을 하는 경골어류와 달리 연골어류라 체내수정을 하며, 알이 어미 몸속에서 부화하여 다 자라서 태어나는 난태생(卵胎生, ovoviviparous)이다. 홍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는 암수가 짝짓기(체내수정)한다. 짝짓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컷이 암컷의 가슴지느러미를 문 상태에서 서로의 배를 맞댄다. 그리고 수컷은 자신의 교미기를 암컷의 총배설강에 집어넣어 교미하고, 짝짓기를 끝마치면 암수가 서로 헤어지게 된다. 어미의 배 속에서 부화한 새끼는 처음에는 알의 난황(卵黃, 노른자)으로 영양을 섭취하며 노른자가 전부 소진되면 어미의 자궁에서 흘러나오는 영양성 점액질을 섭취한다. 새끼는 어미의 신체와 연결되는 탯줄(태생하는 포유류에만 있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산소 공급은 전적으로 구강 호흡에 의존한다. 어미의 임신 기간은 12~13개월로 상당히 긴 편이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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