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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서관 기로의 시대, ‘도서관마케팅’ 필수
지금은 도서관 기로의 시대, ‘도서관마케팅’ 필수
  • 최익현
  • 승인 2021.10.05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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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도서관 경영전략과 마케팅』 쓴 이용재 부산대 교수
"‘도서관 황금시대’는 사서 의식과 역량에 달렸다"

"21세기에 들어와 도서관은 기로에 서 있다. 
도서관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주는 여러 도전과 위협에 직면해 
도서관이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여 ‘도서관의 황금시대’를 열 것인지, 
아니면 ‘정보의 우주’ 속에서 한 점으로 위상이 축소될 것인지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서비스를 전개하는 사서들의 의식과 역량에 좌우된다. 
도서관과 사서들이 자신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서관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생소한 제목처럼 보이지만 도서관을 ‘경영’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한 논의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줄곧 있었다. 권은경, 박인웅, 곽동철 등이 그런 논의를 펼쳐왔다. 이렇게 보면, 혹자는 좀 늦은 감이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런 시각보다는 이런 논의의 종합과 숙고의 의미로 보는 게 좀더 적절할 것 같다. 

책의 저자인 이용재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과·사진)는 원래 서울대 불문학과에서 문학평론가의 꿈을 꾸던 문학도였다. “졸업 후 언론계에서 잠시 기자로 일하다가 국내에서는 비교적 신생 학문이자 시대의 변화 등 발전 가능성이 많은 문헌정보학을 선택”했던 이 교수는 부산대 문헌정보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 문헌정보대학원 연구원, 원북원부산(One Book One Busan) 운영위원회 초대위원장, 교육부 도서관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대학 문헌정보대학원 객원교수, 한국문헌정보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은 책에는 『주제화를 통해 본 한국 대학도서관의 현단계』, 『도서관인물 평전』, 『도서관정보센터 경영론』 등이 있다. 이런 이력으로 보건대, 저자가 도서관 운영에서부터 도서관의 기본 사상에 두루 밝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용재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과) 사진=최익현

사실 그가 도서관에 새롭게 눈을 뜬 것은 대학원에서였다. “도서관 앞 아크로폴리스에서 학생시위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도서관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원 학문 과정에 입문해 문헌정보학의 구체적인 대상으로서 도서관을 재발견하고,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대학원에서의 실사구시적 학풍과 ‘한국적 문헌정보학’ 추구에 영향을 받아 도서관의 세계에 점차 빠져들게 됐다.”

이 교수는 강단에 선 이후 공공도서관 관장, 사서들과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많은 학자와 협업하면서 다양한 도서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 많은 도서관을 탐방하고 깊이 관찰했으며, 최근 수년간은 다시 대학도서관 분야의 연구도 계속해 국내 대학도서관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렇다 해도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비영리조직인 도서관이 ‘경영’, ‘마케팅’ 논리라니? 오랫동안 익숙했던 도서관의 정체성을 어떻게 뒤바꿀 속셈이지? 등의 질문이 실제 그에게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비영리‘조직’인 도서관도 조직 관리, 운영, 인사와 비전 제시 등 기업의 경영에서 그리 동떨어진 곳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전문도서관과 대학도서관 같은 곳에서 경영과 마케팅이 요청되는 이유이기도 한데, 실제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에도 불구하고 기관이나 대학 행정에서 도서관은 최우선 순위에 들지 않는, 주변적인 존재였다. 이 말은 예산이나 인력 배치에서 적극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런 질문이 가능할 것 같다.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를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곳인데, 과연 누가 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지식기지로 이끌어갈 것인가? 이 질문은 도서관 외부에도 던질 수 있지만, 아마도 가장 적확한 대답은 도서관 내부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이용재 교수와 그의 신작 『도서관 경영전략과 마케팅』(도서출판 청람)은 설득력 있는 내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려준다.

물론 이번 책을 집필하는 데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이 교수는 “연구는 많이 했지만, 이 모두를 집대성해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집필하고 이론화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라고 말하면서, “향후 국내 도서관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방안 제시, 비영리기관으로서 도서관의 가치에 대한 조명, 도서관마케팅이라는 블루오션을 계속 탐색해 독자들이 더욱 알기 쉽게 집필하는 작업, 도서관사상 및 도서관역사 연구, 도서관인물(도서관사상가)의 발자취를 추적해 도서관사상을 탐구하는 작업 등”을 계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메일로 이용재 교수를 만났다. 

이용재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과) 사진=최익현

△오늘날 우리 도서관에 왜 ‘경영’, ‘마케팅’과 같은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도서관에 경영, 마케팅을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은 이미 운영되고 있다. 이를 ‘도서관경영’이라고 하며, 문헌정보학의 세부 분야 중에서 핵심적인 분야다. ‘도서관마케팅’도 이미 도서관에 도입돼 있다. 도서관이 하는 안내, 홍보, 벤치마킹, 이용자분석, 고객맞춤 정보서비스 등이 그 예다. 그런데 ‘도서관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직도 오해가 많다. 즉 ‘도서관마케팅’을 단순히 홍보로만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책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외 문헌정보학계에서 제시된 ‘도서관마케팅’ 개념을 종합하고 도서관의 역사적·사회적 존립 기반과 가치를 반영하고 비영리조직인 도서관의 경영전략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도서관마케팅’의 개념을 정립, 제시했다. 이러한 개념 정의를 소개하면, ‘도서관마케팅은 도서관의 가치와 사명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도서관경영 전반에서 도서관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적용, 홍보, 배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개념은 ‘도서관마케팅’의 본질과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며, 도서관 조직의 개발과 비전과도 연결된다.”       

△‘도서관마케팅은 도서관과 사서들이 도서관의 황금시대를 여는 데 필수적인 도구’라고 강조했다. 어떤 의미에서 ‘황금시대’를 여는 필수도구인가. 
“‘도서관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 of Libraries)’는 스콧 베닛(Scott Bennett)이 2001년에 논문에서 쓴 표현으로, 그는 당시 예일대 도서관장이었다. 그는 21세기에 도서관이 정보기술을 활용해 도서관의 황금시대, 전성시대를 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보기술이 도서관의 교육적 사명을 진작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사서들은 디지털 자원에 대한 학문공동체의 접근을 강화하고 디지털 자료를 보존하고 민주적인 학습을 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보기술이 발전하면 도서관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현재까지 그러한 예언 또는 전망과는 정반대로 도서관은 늘어나고 아름답고 쾌적한 현실 공간이 되고 있으며 디지털기술과 결합해 장서에 대한 접근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도서관서비스를 도서관의 벽을 넘어(beyond the wall of libraries) 확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21세기에 들어와 도서관은 기로에 서 있다. 도서관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주는 여러 도전과 위협에 직면해 도서관이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여 ‘도서관의 황금시대’를 열 것인지, 아니면 ‘정보의 우주(Galaxy of Information)’ 속에서 한 점으로 위상이 축소될 것인지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서비스를 전개하는 사서들의 의식과 역량에 좌우된다. 도서관과 사서들이 자신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서관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오늘날 지식의 창출 속도가 급속하게 빨라지고 있다. 도서관이 과연 그와 같은 ‘황금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까? 라는 반론도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책에 그려진 도서관의 이상적 모습을 전제한다면, 이 도서관은 과거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던 도서관과는 다른 새로운 ‘건물’이 되지 않을까?
“오늘날 정보의 폭증과 지식의 창출 속도는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정보의 폭발, 홍수를 넘어 ‘정보의 우주’을 이루고 있다. 인류 역사상 데이터, 기록의 생산량이 오늘날처럼 거대하고 풍부한 시대는 없었으며, 촌각을 다투어 무수한 데이터와 기록이 양산되고 사라진다.

그러므로 인류는 정보의 바다에서 익사하거나 정보의 우주에서 영원한 미아가 될 수 있다. ‘배움의 사다리’ 또는 ‘DIKW 피라미드’라는 표현이 있다. 이 관련으로 여러 이론과 단계가 있는데, 이를 종합하면 ‘데이터-정보-지식-이해-지혜’의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데이터(Data)’는 ‘정보가 될 수 있는 사실이나 평가되지 않은 메시지’다. ‘정보(Information)’는 ‘유용하도록 가공되거나 평가된 데이터’다. ‘지식(Knowledge)’은 ‘의미로 바뀐 정보’다. ‘이해(Understanding)’는 ‘어떤 세계관이나 개인적 관점이 반영되고 수용된 지식’이다. ‘지혜(Wisdom)’는 ‘이해가 완전하고 생산적으로 된 상태’다.

배움의 사다리 또는 DIKW 피라미드의 최하위 단계(데이터)에서 한 단계씩 높은 단계로 가면 최상위 단계(지혜)에 이른다. 흔히 도서관이 정보와 지식만을 다루고 입수하고 정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도서관은 배움의 사다리에서 모든 단계를 다루는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정선된 지식을 수집하고 보존하고 조직해 이용자에게 제공하며, 이용자가 이해의 단계와 지혜의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류가 정보의 우주에서 헤매거나 디지털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도서관이 ‘배움의 사다리’의 모든 단계에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 도서관의 이상적인 모습은 과거의 도서관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가정과 직장과는 다른 ‘제3의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겸비한 ‘복합도서관(hybrid library)’, 단순한 암기 위주의 시험공부를 위한 도서관이 아닌 남녀노소가 삶과 일에서 생기는 의문을 해소할 수 있고 쉴 수도 있고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도 할 수 있는 ‘만인의 대학(people’s college)’으로서의 공공도서관, 방대한 장서를 구축하고 대학의 학문 활동을 분야별로 지원하며 다양한 공간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대학도서관, 초·중·고 학교에서 학생들의 쉼터가 되고 다양한 장서의 숲속에서 학생들이 존중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교실수업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창의적 학습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학교도서관, 각 분야 지식의 최전선에 서서 지식저장소로 기능하면서 이용자의 정보탐색을 돕고 아날로그 공간을 통해 이용자들의 상호 교류와 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전문도서관, 국가의 브랜드로 기능하면서 도서관들을 지원하고 국민들을 위하여 도서관세상을 여는 국가도서관 등이 과거에 기반을 두고 성장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다. 

이미 지구촌 수많은 도서관들이 다양한 변신을 하고 있다. 카페와 같은 분위기, 사람들의 사랑방,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도서관, 막대한 보존 장서를 유리벽으로 전시해 자랑하는 대학도서관, 사람들 생활공간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작은 공공도서관 등등이다. 앞으로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여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결합해 도서관의 공간은 계속 변신할 것이고, 사람들에게 공유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의 가치가 증대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도서관의 가치를 키우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서관으로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사서들이 전사적(전제 조직) 차원에서 다양한 도서관마케팅 전략을 강구하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서도 기술했지만, 현대사회에서 도서관의 가치와 기본, 본질은 중요하며, 인류는 여전히 도서관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30년 경력의 한 사서가 말하듯, 도서관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논의를 대학도서관으로 좁힌다면, 오늘날 한국 대학도서관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다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대학도서관의 위협 요소는 매년 상승하는 학술데이터베이스 또는 전자저널의 구독료 문제, 이용자가 도서관이 아닌 경로와 장소에서 정보를 구하고 도서관을 찾지 않는 ‘도서관우회현상’, 대학 발전을 위한 우선순위 과업 논의에서 대학도서관이 소외되는 현상, 교수의 연구 활동과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대한 주제별 정보서비스 미흡, 사서들의 인력 감소 및 위상 약화 등이다. 이러한 위협요소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누구나 지식의 결과물에 접근할 수 있게 하도록 하는 ‘오픈 액세스’ 운동의 추진 및 대학도서관들의 연대, 교수와 학생들이 도서관을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쾌적하고 화사하고 다양한 도서관 공간 구현, 체계적이고 신속한 수서(도서구입) 활동 강화, 다양한 정보와 지식 및 장서에 대한 이용자의 주제별 접근을 안내하는 정보게이트웨이 구축, 찾아오는 이용자를 환영하고 인간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며 학과별로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사서의 리에종(liaison) 역할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용재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과). 사진=최익현

△특히 대학도서관의 경우, 대학의 부속시설이 아니라 ‘교육기본시설’로 명실상부하게 거듭나야 한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열람실 기능 위주에서 지식정보자원관리의 핵심거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으로 해석하면, 한국의 대학도서관이 이름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열람실 위주로 기능하는 공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 아니겠는가?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교육기본시설’이다. 대학의 기본적인 필수 기관으로 법적인 보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설립·운영 규정 [별표 2] 교사시설의 구분에서 강의실, 교수연구실, 도서관, 학생회관, 대학본부 등을 교육기본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선진국 대학에서의 도서관은 막강한 장서를 구축하고 대학의 학문활동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연구도서관(main library), 학생들의 자유로운 수강 및 학습·독서활동을 지원하는 학부도서관(undergraduate library), 다양한 단대별 도서관(주제도서관) 등을 갖추고 대학의 심장이자 절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한국의 대학도서관은 일부 변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시험공부를 위한 열람실 위주로 기능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한국의 대학도서관 탓이라기보다, 시험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 수업에서의 시험, 취업 공부 등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열람실에서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대학도서관이 지원하는 것이 일정 부분 필요하고, 나아가 지식기반 시대 및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학생들의 학습 방식 및 정보추구행태가 달라지는 것을 면밀하게 관찰해 디지털노마드로서의 학생들이 각자의 방식에 따른 개인 및 그룹학습을 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도서관 내에 다양한 공간을 창출하고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학도서관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까? 이와 같은 변화를 위해 대학도서관에 필요한 마케팅은 무엇인가? 그것이 ‘공간 마케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현시대 대학도서관에서의 ‘공간마케팅(Space Marketing)’은 대학도서관이 대학의 구성원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서 교수, 학생, 직원이 즐겨 찾고 머무는 공간이 되고 명실상부한 대학의 교육기본시설이자 학문의 광장이 되는 데 필수적이다.

이 책에서는 대학도서관 공간마케팅의 원칙이자 기본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도서관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이용자 지향적 공간의 창출이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이용자를 환영하는 도서관, 머물고 싶은 도서관, 편리하고 쾌적한 도서관 등을 제시했다. 둘째, 연구·학습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간 창출이다. 이를 위한 세부 마케팅 전략으로 공동학습활동 지원, 이용자의 다매체 학습·정보추구활동 지원, 주제서비스 마케팅 전개 및 공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셋째, 대학의 상징으로서의 도서관이다. 본서에서는 대학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사례와 사진을 담아 서술했다.”

△선생님께서는 대학도서관 현장에 적합한 발전전략으로 조직 활성화와 사서 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그런데 ‘사서의 역할 강화’는 오래전부터 지적된 것인데, 여전히 이 주장이 강조된다면 그동안 사서의 역할 강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아니면 사서 역할 강화가 일시적인 과제가 아니라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질적 과제라는 의미인가? 
“그렇다. 사서의 역할 강화는 일시적인 과제가 아니라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질적 과제다. 사서는 대학 구성원의 학문활동의 동반자다. 각 분과학문이 장기적인 역사를 가지고 발전하는 것처럼, 대학도서관 사서들이 대학의 학문활동을 지원하고 조력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에도 장기적 차원의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선진국 대학도서관에서는 교수들의 연구활동과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주제분야별로 지원하는 주제전문사서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도서관스쿨(문헌정보대학원)에서 수학해 문헌정보학 석사학위를 가지고 또한 다른 학문분야의 석사학위 또는 박사학위를 취득해 주제배경을 가지고 주제별(학문분야별)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주제전문사서를 배치하기에는 조건과 환경이 미비하다. 그래서 필자는 오래전부터 한국형 주제전문사서라고 할 수 있는 ‘주제사서(subject librarian)’ 개념을 제안해 왔다. 이는 관련성이 높은 여러 학문 분야를 담당해 이용자 및 서지연구, 출판 동향의 파악, 자료안내 서비스, 이용자교육, 자료선정 및 장서평가 등을 통해 담당 주제 분야에 대한 내용적 지식보다는 ‘서지적’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사서를 말한다. 이러한 주제사서의 양성도 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도서관 전체 조직적 차원에서 질적으로 양성해야 하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책에서도 대학도서관 조직 활성화 전략과 사서의 역할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 ‘블루오션으로의 항해’에서는 도서관 블루오션 전략의 여섯 가지 원칙도 제시했는데, 도서관이 ‘황금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서관은 과연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가? 국내외 성공 사례와 함께 부연 설명해 달라. 
“책의 마지막 부분에 도서관마케팅 심화 전략으로 도서관 블루오션 전략의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서관이 봉사하는 대상의 경계선을 재구축하라. 둘째, 도서관 운영에서 수치가 아닌 큰 그림을 그려라. 셋째, 도서관의 고객뿐만 아니라 비고객을 찾아라. 넷째, 도서관 블루오션 전략 수행의 전략적 시퀀스를 만들어라. 다섯째, 도서관 조직이 가지고 있는 주요 장애를 극복하라. 여섯째, 도서관 블루오션 전략의 실행을 전략화하라. 지면 관계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블루오션이란 남들이 가지 않은, 경쟁조직이 주목하지 못한 푸른 바다다. 이러한 블루오션에서는 아직 진입한 경쟁조직이 없고 레드오션과 달리 피 흘리는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블루오션의 발견은 자사(자신의 조직)가 가지고 있으나 미처 주목하지 못한 가치의 발굴, 새로운 대내외 환경이 주는 기회의 포착, 다양하고 잠재적인 이용자(고객)의 발견 등에서 이뤄진다. 이 책에서의 ‘블루오션으로의 항해’ 파트에서 다양한 도서관블루오션 전략을 자세히 서술했다. 

또한 책 전체에 걸쳐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사진과 함께 제시했다. 한 가지만 언급한다면,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미들컨트리공공도서관이 발견하고 구현하고 전미(全美) 공공도서관에 확산시킨 ‘가족장소(family place)’라는 공간과 아이디어,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는 도서관의 가장 어린 고객인 영·유아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1979년 어린이사서 샌드라 파인버그(Sandra Feinberg)는 이러한 개념을 고안했으며, 당시 영유아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고객이 아니었다. 이 프로그램의 요체는 도서관 어린이실, 강당 등에 영유아를 위한 장난감, 교구 등을 비치한 ‘가족장소’를 설치하고 지역사회의 각종 전문가를 도서관으로 초대하고 영유아와 부모가 노는 모습을 관찰하게 하여 각 부모에게 자녀의 성장과 안전에 대한 조언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보이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실 장기적으로 나비효과가 일어나게 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으며 블루오션 마케팅 전략으로 기능한다. 즉, 도서관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고객의 발견과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효과, 가장 어린 고객이 처음 경험하는 따뜻하고 환상적인 장소로서의 도서관, 어린이사서 주도로 영유아의 성장과 돌봄과 관련된 지역사회 기관 및 전문가가 연결되는 지역사회 협력네트워크 구축, 영유아와 가족을 중심으로 수십 년 동안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는 도서관의 선한 영향력 등이다.

이후 이러한 가족장소 도서관 개념은 국가 모델이 되어 미국 전역의 도서관에 확대됐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450개 이상의 공공도서관 소속 사서 1천200여 명이 미들컨트리공공도서관의 ‘가족장소’ 연수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본서에서는 이 외에도 도서관블루오션 전략으로 여러 관종의 도서관(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전문도서관, 국가도서관 등)에서 시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다양한 사례 및 사진과 함께 제시했다.”

최익현 편집기획위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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