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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보화, 어디로 가야 하나
대학 정보화, 어디로 가야 하나
  • 강신철
  • 승인 2021.11.0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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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_ 강신철 논설위원 / 전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대학정책연구소장

 

강신철 논설위원

대학에 정보화 바람이 분지 30년 가까이 된다. 대학 정보화 바람은 교육과정과 대학 행정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오긴 했지만, 본래 추구했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1990년대 초에 거의 모든 대학들이 교육과정에 정보학 개론 또는 전산학 개론이 개설되고 새로운 정보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IT관련 학과가 새로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IT관련 교과목도 생멸을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대학의 학사 및 행정시스템의 정보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는 연세대를 필두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 구축이 일반화되었다.

2010년대 초에 시작된 스마트 캠퍼스 구축사업이 교육부의 지원으로 유행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전자출결, 인터넷 강의, 온라인 시험이 일반화되었고, 온라인 증명서 발급, 모바일 결제, 모바일 시설예약, 셔틀버스 알림, 모바일 도서관 예약, 스마트에너지 시스템 등 캠퍼스 일부 영역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행정업무를 보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면서 대학 정보화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대학 정보화의 흐름을 되돌아보면 대학이 추구하고자 했던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사회변화의 흐름을 선도해야 할 대학이 오히려 사회흐름에 편승해 유행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우선 IT관련 학과나 교과과정 면에서 시대의 요구나 흐름을 선도하기는커녕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IT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현업에서 요구하는 최신 정보기술에 대한 지식이나 활용능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고용노동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매년 수조 원을 투입해 디지털 인력양성 사업이나 SW인재 양성사업을 벌리고 있다는 것은 대학이 IT인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학 행정업무의 정보화 부문에서도 ERP시스템 구축, 모바일 시스템 구축, 스마트캠퍼스 구축, 메타버스 시스템 구축 등 유행어에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애초에 추구했던 효율성 증가로 인해 인력과 비용이 감소했는지, 학생의 학사행정 만족도가 증가했는지, 교육행정이 얼마나 스마트해졌는지 의문이다.

대학이라는 시스템이 추구하는 목적은 교육과 연구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를 이끌고 나갈 시대정신을 선도하는 연구성과를 내는 것에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교과과정의 정보화는 고용노동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별도로 인력양성사업을 벌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실무능력을 갖춘 IT인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교과 내용의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대학행정의 정보화는 단순한 행정업무의 디지털화 또는 모바일화에 그치지 말고, 교육과 연구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학생과 교수, 직원들이 모두 스마트하게 자신이 맡은 직무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정보화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교육과 연구의 과정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것이다. 인공지능시스템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진도를 개별 코칭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교수의 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강의 지원시스템 구축, 대학의 구성원들이 실시간으로 교육과 연구 성과물과 학습자료를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대학의 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신철 논설위원
전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대학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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