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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 이지원
  • 승인 2021.11.2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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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희, 이지은 지음 | 후마니타스 | 376쪽

2020년 11월 21일 세상을 떠난 고(故) 이환희 출판편집자와 반려인 이지은 출판편집자의 에세이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가 출간됐다.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된 이 책엔 이환희가 남긴 원고지 6661매에 달하는 생의 기록과 그가 떠난 후 100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 글을 쓴 이지은의 애도 일기가 교차 편집돼 있다. 생전에 ‘저자’의 꿈을 품기도 했던 이환희의 첫 책이자 아마도 마지막 책이, 그 꿈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이지은에 의해,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박힌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다.

이지은은 이환희가 남긴 글들을 긁어모으고 탐독하면서 그가 좋아하던 노래를 듣거나 감응하던 영화를 보며 그의 생각과 꿈을 돌아본다. 이 과정에서 친구-연인-반려인으로 함께한 6년여와 뇌종양이 발병해 눈 감기까지 6개월여의 시간뿐 아니라, 서로 알지 못하는 과거와 각자만 아는 시간에까지 다다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커다란 상실 속에서 떠난 이를 애써 잊으려거나 그의 부재를 부정하기보다 되레 깊이 알고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이 애도의 과정은, 두 사람이 함께 사랑하고 노동하고 싸우고 성장하며 밀고나갔던 삶만큼이나 치열하고, 또 뭉클하다.

과거의 이환희와 현재의 이지은이 나누는, 그들에게 주어진 생의 시간을 초월하고야 마는 이 대화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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