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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1만6천 회 이상 인용...'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 이끌어
논문 1만6천 회 이상 인용...'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 이끌어
  • 김재호
  • 승인 2021.12.01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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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기술인 이야기⑤ 차미영 카이스트 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 시대 여성과학인 소개 캠페인 ‘She Did it’을 펼치고 있다. <교수신문>은 여성과학기술인이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경력 성장을 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동으로 소개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가 교수사회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다섯 번째는 차미영 카이스트 교수다.

차미영 카이스트 교수(전산학부)는 학부, 석사, 박사를 모두 국내에서 졸업했다. 이후 미국 페이스북, 세계관세기구, 유엔기구 펄스랩,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위키미디어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의미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차 교수는 수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으로 사회과학 문제를 푸는 데이터과학자다. 

차미영 교수는 카이스트(전산학부)에서 학·석·박사학위를 했다. 정보통신공학과 전산학을 공부했으며, 웹기반정보시스템을 전공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의 ‘Chief Investigator’를 겸직하고 있다. 사진=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차 교수의 관심 분야는 네트워크 과학,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계산사회과학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산업 시대에 큰 힘과 전략이 된다는 것이 차 교수의 설명이다. 차 교수는 “가까이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챗봇 개발, 뉴스 랭킹, 일정 관리, 데이트 상대자 추천 등의 서비스도 데이터 과학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라며 “전기를 더욱 절약하는 에너지 시스템, 버스 노선의 개편부터, 빈곤예측을 통한 식량문제 해소와 같은 사회 문제까지를 아우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이 들어가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모든 분야가 혁신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가짜뉴스, 빈곤예측, 이상거래 탐지에 대한 차 교수의 다양한 논문은 그간 1만6천회 이상 인용됐다. 그 중 「백만 팔로워의 오류(Measuring User Influence in Twitter: The Million Follower Fallacy)」는 정보과학회 젊은정보과학자상과 ‘미국인공지능학회의 국제소셜웹학회(ICWSM) 테스트 오브 타임 어워드(Test of Time Award)’ 수상의 기반이 되었다. 차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던 2009년 이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를 위해 5천만 트위터 사용자 정보와 20억 개의 소셜 팔로워 링크 그리고 17억 개의 트윗 메시지 등 당시로는 굉장히 큰 빅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팔로워의 숫자가 영향력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과정에서 ‘전산학에서 사회학 문제를 왜 연구하냐’는 질문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차 교수는 소셜 플랫폼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그 안에 쌓이는 소셜 데이터가 사회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연구를 우직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논문은 게재와 동시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온라인판에 바로 소개되었고, 현재까지 4천 번이나 인용됐다. 

 

데이터과학자로서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다

차 교수는 그동안 △가짜뉴스를 탐지하고 세관 사기를 적발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 △수면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서 얻은 수면 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인간행동 모델링 △개발도상국의 인구밀도 △도시 스프롤 현상 △경제 및 빈곤예측을 위한 인공지능 방법론을 개발 등 전 지구적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차 교수의 연구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이라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 캠페인은 2020년 초,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각국에 속도 차를 두고 확산되면서 허위 정보도 함께 전파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라며 “중국과 한국에서 이미 팩트체크가 완료된 정보를 20개 언어 인포그래픽으로 번역해 세계 151개국의 5만여 명에게 전달한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 교수는 “우리의 캠페인에 소개된 인포그래픽을 수업에 활용한 교사가 ‘학생들이 단순히 가짜뉴스를 수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과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캠페인이 매우 유용했다’라며 고마움을 표현해 왔다”라며 “추후 우리 캠페인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주최한 인포데믹 대처 학술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초대되어 소개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도전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제언한다. “지금의 기초과학연구원 ‘Chief Investigator’도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연구계획서를 제출했고, 출산 한 달 뒤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무조건 일을 키우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소중한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든 될테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도전하라고 하고 싶다”

한편, 차 교수는 “회의실에 가면 구석으로 가지 말고 앞에 앉아서 나만의 목소리를 내고, 대체 불가한 존재로 스스로를 만들길 바란다”라며 “가끔 미래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긍정적인 셀프톡과 자기확신의 시간이 결국 우리를 원하는 곳에 데려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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