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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혁명, 혁명의 문학
문학의 혁명, 혁명의 문학
  • 이지원
  • 승인 2021.12.03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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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하은 지음 | 소명출판 | 392쪽

1980년대 문학, ‘혁명’의 키워드로 재구성하다

이 책은 민주화라는 사회 변혁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현해 나간 1980년대 문학의 힘든 싸움을 조명한다. ‘경직된 이념의 시대와 문학’이라는 오랜 통념을 해체하고, 픽션과 논픽션, 일상과 운동, 개인과 집단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도한 1980년대 문학의 양식과 미학 실험, 역동적인 움직임, 새로운 혁신을 문학사적으로 재구성한다. 그리하여 1980년대 문학이 어떻게 문학의 임계와 한계를 넘어서려는 ‘문학의 혁명’으로 나아갔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혁명을 이끄는 동력으로 문학을 다시 정위했는지 살펴본다.

1979년 유신체제의 종말과 함께 새롭게 펼쳐진 포스트개발독재시대는 ‘문학적 진실성’이라는 난제, 문학운동의 실천, 그리고 소설침체론 해결의 임무를 문학에 부여했다. 이 책에서는 1970년대의 대표적인 소설가 박태순, 황석영, 조세희가 소설이 아닌 르포로써 그 임무를 수행하면서 문학(픽션)이 비문학(논픽션)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으로 나타난 변화를 리얼리티의 혁신, 이야기의 아카이빙, 장르해체적 글쓰기의 감응력으로 포착한다.

한편 5ㆍ18과 함께 너무 빠르게 저문 ‘서울의 봄’, 이어진 신군부의 ‘노동계 정화 조치’는 새로운 연대의 시작을 비탄과 침체의 늪에 잠기게 했다. 그러나 이후 노동자 수기와 5ㆍ18의 문학적 증언, 그리고 시대와 불화한 운동가들에 대한 소설은 1980년대 내내 차별과 억압, 박탈, 폭력, 죽음, 그리고 그 모든 것들과의 싸움에 대해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갔다. 이 책은 그 문장들로부터, 실로 문학이라는 아름답고 무력할 것만 같은 글쓰기가 해방과 연대의 실천임을, 자유와 평등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었던 이들이 그것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민주주의의 사유와 실현이었음을 읽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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