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초대석_윤종구

사계절을 품은 우리나라 숲은 힐링이고 기대와 기다림이 있는 곳이다. 윤종구 작가는 하루의 시작을 숲에서 보낸다. 하늘, 나무, 흙 그리고 새들의 미묘한 변화에 민감하니 자연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것은 수월하고 사명처럼 느껴진다. 윤 작가가 담고자 하는 숲은 화려하거나 절정의 시기가 아니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내가 주로 그리는 것들은 쇠락한 계절에 흔히 목격되는 마른 풀이나 잡목들로 이루어진 숲의 풍경이다. 한 여름날 왕성함에서 느끼지 못했던 압축된 에너지의 힘과 금욕적 경건함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숲의 열정과 겨울을 맞이하는 처연한 인내를 사랑하는 작가다. 나는 그의 작품에서 우리의 유한한 삶을 보게 된다.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때가 되면 비움과 채움을 반복해야 하고 적절한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숲이 서서히 마음으로 다가온다.
작가 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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