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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통합네트워크론의 지난 17년 역사
대학통합네트워크론의 지난 17년 역사
  • 윤정민
  • 승인 2022.01.1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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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통합네트워크가 논의된 지 만으로 17년이 됐다. 대학서열체제를 타파하겠다는 목표 아래 여러 교육단체와 교육학자가 ‘대학통합네트워크’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 사진은 지난 2003년 11월 19일, 경상대(현 경상국립대)가 주최한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2003년 추계 정책토론회'에서 정진상 교수가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라는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이후 2004년 정 교수의 저서에서 '대학통합네트워크론'이 공식적으로 등장한다.  사진=경상국립대

‘대학통합네트워크’ 개념은 2004년 당시 정진상 경상대(현 경상국립대) 교수와 경상대 대학개혁연구팀이 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입시 지옥과 학벌 사회를 넘어』에서 처음 등장했다. 2003년 11월 정 교수와 경상대 연구팀이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을 만들었고 여러 토론(기사 바로가기)과 논의 후 2004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정 교수 대학개혁안의 핵심은 ‘서울대 학부 폐지’다. 서울대를 포함한 전국 국립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하고 공동학위제를 운영하되, 서울대는 학부 강의만 개방할 뿐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대학서열체제를 타파하겠다는 정 교수의 제안은 여러 교육단체와 교육학자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대학통합네트워크’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정 교수 이론의 단점을 보완한 각자의 대안을 냈다.

다양한 대학통합네트워크안과 한계점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이하 민교협)는 2015년 ‘입시폐지·국립교양대학 통합네트워크’(기사 바로가기)를 발표했다. 핵심은 2년제의 전국 단일 국립교양대학 설립이다. 이와 함께 민교협은 초등 5년, 중등(현 중·고교) 5년, 대학 5년으로 학제를 개편하고, 대학 과정을 교양대학 2년과 일반대학 3년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2016년 『대학:담론과 쟁점』에서 위 방안에 대해 “초중등교육의 파이를 줄이고 고등교육 파이를 더 늘리자는 주장인데, 이는 초중등 교원들과 교대·사대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상진 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2017년 전북대 교수 재임 시절 ‘대학 연합체제’(DBpia 바로가기)를 제안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세 개의 법률 제정을 시작으로 국공립대-공영형 사립대 연합체제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경상대 대학개혁연구팀 출신인 김영석 경상국립대 교수도 같은 해 ‘국립대 네트워크’(DBpia 바로가기)를 제안했다. 고등교육개혁심의위원회 설립과 국민 여론 수렴 등 체계적인 청사진이 담겨있다. 하지만, 두 학자의 광범위한 개혁 시도는 변수가 많은 교육계에 여러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느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0년 10월 20일 개최한 '대학서열해소 열린 포럼'. 왼쪽부터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당시 직함), 좌장을 맡은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회부위원장, 김종영 경희대 교수, 김명연 상지대 교수.   사진=교수신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2019년 ‘상생대학네트워크’와 ‘대학입학보장제’를 제안했다. 대학 체제를 종합대학과 특성화대학으로 개편하고, 학부 신입생을 추첨제로 뽑자는 게 골자다. 네트워크 참여 대학이 1단계 40곳, 3단계 120곳까지 늘어난다는 것도 특징이다. 대학통합네트워크가 거점국립대에 국한돼 학생과 학부모의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립대의 저조한 네트워크 참여율과 무작위로 배정된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낮은 만족도가 예상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대안들, 창조적이나 설득력 부족”

김종영 경희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에서 위 안들을 소개하며 창조성과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지금까지 이들의 대안이 통하지 않은 건 실현 가능성이 낮고 설득력이 부족했거나 ‘입시지옥’에만 치중해 개혁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최소주의적 개혁을 제안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국립대 9곳을 서울대 수준으로 성장시켜 대학독점체제를 해체하는 것을 최우선 단계로 두자는 뜻이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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