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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문명
베르베르 문명
  • 윤정민
  • 승인 2022.01.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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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대 지음 | 한길사 | 350쪽

역사에서 지중해 문명의 ‘주체’는 유럽 중심으로 설명되어왔다. 오늘날 마그레브(Maghreb)라고 일컫는 북아프리카는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후, 자신들의 문화에 이슬람과 아프리카적 요소를 담아낸 문명을 일구어왔지만, 역사는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 책은 임기대 부산외대 교수(지중해지역원)가 약 20년 동안 현지를 오가고 왕래하며 본 마그레브 지역의 문화적 깊이를 조명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활하거나 방학마다 방문하며, 현지어인 베르베르어, 방언 아랍어, 프랑스어를 사용해 그들 문화의 깊이를 다시금 조명해보고자 했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소수문화인 베르베르에 대한 인식론적 문제, 베르베르어와 그들의 문자 세계, 고대부터 진행해온 베르베르의 역사 속 문명 세계, 베르베르 문명 속의 특이한 요소, 베르베르 디아스포라, 마지막으로 베르베르 음식과 예술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베르베르인이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음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그레브 지역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고자 한다. 문명 교류라는 차원에서 저자는 ‘베르베르’를 배제하고 마그레브 지역은 물론 프랑스 문화, 나아가 지중해 문화를 제대로 볼 수 없음을 강조한다. 문명은 상호영향 속에서 되살아나고 지속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애쓰는 시대에 베르베르 문명에 대해 주목한 이 저서는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책무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주류로 인정받아오지 못한 모든 소수자를 응원하려는 메시지가 이 책 전반에 담겨 있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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