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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89] 졸깃한 식감으로 ‘산속 해파리’로도 불리는 궁채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89] 졸깃한 식감으로 ‘산속 해파리’로도 불리는 궁채
  • 권오길
  • 승인 2022.02.09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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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채 줄기는 껍질을 벗겨 먹는데, 셀러리와 같이 아삭하면서 순한 맛이 난다. 잎은 생채소로 쌈 채소, 샐러드, 겉절이, 무침 등으로 활용하며, 줄기는 생으로 먹거나 조리해서 먹는다. 사진=위키미디어

사실 죽을 날이 코앞인데도 이(치아)를 여럿 심어(implant) 깍두기도 아작아작 씹는데, 이렇게 치아를 심을 수 있어서 나와 온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오래 사는 게 아닌가 싶다. 필자도 이 열두 개를 심었으니 우스갯소리로 ‘입안에 고급 차 한 대’가 들어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그런데 저녁 밥상에 평생토록 먹어보지 못한 나물이 올랐다. 아무리 맛을 보고, 모양을 훑어보아도 모르는 나물이다? 아내 말로는 며느리가 준 것이라면서 그 나물 이름이 ‘궁채’라 한단다!!! 처음 먹어보는 궁채 나물은 오독오독, 꼬들꼬들, 아삭아삭한 별난 식감이 있다. 팔십 넘은 나이에 첨 먹어보는 나물을 그냥 보고 넘길 수 없지 않은가. 여러분들도 궁금해서 견딜 수 없을 줄 알고…. 

궁채(Lactuca sativa)는 국화과에 드는 상추의 한 종류로 줄기상추(stem lettuce), 셀터스(celtuce), 중국 상추(Chinese lettuce), 아스파라거스 상추(asparagus lettuce), 우순(莴笋) 등으로 불린다. 그런데 셀터스(celtuce)란 셀러리(celery)와 레터스(lettuce,양상추)의 합성어이지만, 결코 셀러리와 레터스의 교배종은 아니다. 

줄기상추(궁채)는 중국, 태국 등 아시아가 주산지이고, 다른 상추 품종과 마찬가지로 재배 역사는 고대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서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지중해 연안에서도 주요 작물로 재배하였으며, 중국으로는 당나라 때 전파되었고, 한국에는 고려 시대에 재배했다 한다. 

한국에서는 잎상추와 결구상추(head lettuce)에 비해 그 재배량이 많지 않으며,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즐겨 먹는 채소라 한다. 4~5월에 씨를 뿌려, 모종을 30cm 간격으로 심는데, 여린 잎은 심은 지 4~5주면 따먹고, 줄기는 30cm쯤 자라면 잘라 먹는다. 줄기의 길이는 30~100cm 정도이고, 줄기 지름은 4cm 이상으로 아스파라거스, 셀러리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연중 제철이다. 줄기 부분이 특히 두껍고, 잎은 담녹색 혹은 갈색을 띠며, 잎은 폭이 좁으며 서로 마주 보고 자라난다. 줄기상추의 잎과 줄기는 쓴맛이 강하므로 어린잎일 때 수확하여 먹는데, 잎은 생으로 먹었을 때 부드럽고, 약간 쓴맛이 있으며, 일반적인 상추와 큰 차이는 없다. 줄기상추는 고추장과 갖은양념과 버무려 무침으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으며, 육류를 섭취할 때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또 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 

궁채 줄기는 껍질을 벗겨 먹는데, 셀러리와 같이 아삭하면서 순한 맛이 난다. 잎은 생채소로 쌈 채소, 샐러드, 겉절이, 무침 등으로 활용하며, 줄기는 생으로 먹거나 조리해서 먹는다. 줄기 또한 샐러드로 쓰며 굽거나 삶아 먹기도 하고 볶음, 수프, 피클 등으로 쓴다. 중국에서는 석쇠에 줄기를 구워 먹거나 육류나 생선 등과 함께 볶아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줄기상추를 일본에서는 ‘산속의 해파리’라는 의미로 ‘야마 구라게’라고 부르는데, 식감(食感)이 졸깃한 해파리와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줄기상추는 중국에서 유래하였으며, 거기서는 상용 작물로 재배한다. 특히 중국과 대만 사람들은 줄기상추를 즐겨 먹는다. 두껍고 부드러운 줄기를 먹기 위해 기르지만, 양상추를 닮은 이파리도 먹으며, 어린잎은 치커리와 비슷한 쓴맛이 난다. 줄기를 날로 먹으면 아삭아삭하고 촉촉하며, 순한 맛이 난다. 그리고 줄기의 겉껍질이 품고 있는 쓴맛이 나는 유액을 제거하기 위해 겉껍질을 벗긴 뒤, 줄기를 썰어서 샐러드에 넣어 먹거나 길쭉하게 잘라 먹는다.그리고 줄기상추에는 일반 상추와 마찬가지로 비타민 A·B·C가 풍부하여 시력 보호, 야맹증 예방, 피로 해소, 면역력 강화, 감기 예방, 피부 미용 등에 도움을 주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또한 알칼로이드계열의 쓴맛이 나는 락투카리움(lactucarium)이 함유되어 있어 통증 완화와 신경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락투카리움은 궁채나 상추 잎줄기에 있는 우윳빛 유액에 함유된 매우 강한 쓴맛이 나는 성분으로 신경에 진정 작용을 한다. 또한 아편과 같이 최면, 진통에 효과가 있어서 ‘상추 아편(lettuce opium)’으로 불리며, 진통 효과 및 진정 효과, 수면 유도 효과 등이 뛰어나다. 한의학에서 상추는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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