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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이론으로 ‘불확실성·오류’를 줄이다
퍼지이론으로 ‘불확실성·오류’를 줄이다
  • 김재호
  • 승인 2022.03.2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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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기술인 이야기 ⑪ 김미혜 충북대 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 시대 여성과학인 소개 캠페인 ‘She Did it’을 펼치고 있다. <교수신문>은 여성과학기술인이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경력 성장을 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동으로 소개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가 교수사회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열한 번째는 김미혜 충북대 교수다.

 

뇌졸중 프로젝트 합류하며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최연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김미혜 충북대 교수(컴퓨터공학과)는 수학을 전공하고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퍼지적분과 관련된 내용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응용수학자다. 퍼지(Fuzzy)는 애매하고 불분명한 상황에서 여러 문제들을 두뇌가 판단 결정하는 과정에 대하여 수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이론이다. 이는 현시대의 인공지능 기능의 시초라 할 수 있는데, 김미혜 교수가 진행하는 퍼지연구도 수학적 이론 정립이 아닌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김미혜 충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충북대에서 해석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과학커뮤니케터협회 회장, iRE–Asia(innovative Research& Education of Asia)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 사진=WISET

특정 플랫폼과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나가는 산학 협력의 최중심에 김미혜 교수가 있다. 그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불확실한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현상이나 사실들은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이 인간사 갈등의 요인이 되는지도 모른다”라며 “이처럼 형용사나 부사로 표현되는 일상에서의 애매모호함을 합리적인 수치로 변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하는 퍼지이론

현재 퍼지이론은 공학, 기초과학, 의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며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 때문에 김 교수도 수학과가 아닌 컴퓨터공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수학 전공자가 공대로 연착륙하는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수학자가 컴퓨터공학과에서 함께하기 위해서는 그곳에 맞는 연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김 교수는 “퍼지적분과 관련된 연구가 실용학문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두 가지 전공영역을 병행하면서 저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라며 “뇌졸중 재활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는데, 동작인식 기반의 기능성게임 연구가 새로운 연구와 교육 분야의 등불을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때부터 김미혜 교수는 의료 분야와의 돈독한 협업체계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생각하는 방법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배우면서 겸손해지고 있는 자아를 만날 수 있었다. 수학을 전공하고 컴퓨터공학과에서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지금도 김 교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수학이다. 그는 “수학은 앞뒤가 명확한 정직한 학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미혜 교수는 연구와 후학 양성 외에도 과학기술 관련 활발한 외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복합분야 전문위원을 비롯해 대통령직속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부 등 여러 부처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기획과 평과, 성과관리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원동력이 어릴 때부터 길러진 진취성과 적극성, 사교성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2010년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복합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기회가 찾아왔다. 과학기술계의 거성들 속에서 최연소 전문위원이 되었던 거다. 처음 접하는 정부위원회 활동이라 어렵고 생소했지만 함께 했던 위원 분들에게 객관적 관점에서 편향되지 않은 사고를 증진하는 방법들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수학으로 안전한 사회 시스템 구축

김 교수는 스스로를 일컬어 '수학하는 공학자, 수학을 활용하는 융합과학기술인‘로 불리기를 원한다. 수학을 통해 안전한 사회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다. 사회와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오류를 줄이는 퍼지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김 교수는 “수학은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된다”라며 “탄탄한 기초 위에 올려진 기술이나 과학은 오류나 실수 없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과학에는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실수나 오류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변치 않는 지론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는 사실을 후배들에게 몸소 보여주고 있는 김 교수. 학문의 패러다임이 융합과 통섭으로 바뀌어가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 정직하고 정밀한 수학을 공학과 연계하여 안전과 건강이 담보된 과학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원대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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