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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교수 5만 명으로 줄어…학문생태계도 무너진다
2040년, 교수 5만 명으로 줄어…학문생태계도 무너진다
  • 강일구
  • 승인 2022.04.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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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명 교수, 전임교수 2021년 90,464 → 2040년 51,038명으로
이동규 교수, 사회발전연구소에서 대학은 현재 385개 → 190개로 추정
“안정적 연구 보장하는 대학·지위 사라지면, 의사·법률가·교사 등 택할 것”
계속해서 증가하던 전임교원 수는 2017년 9만902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향 추세에 있다. 2040년에는 교수가 현재의 절반에 가까운 5만 명대로 줄어든다는 추산이 나왔다. 그래프는 '2021 교육기본통계'와 장수명 교수가 발표한 '한국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체제혁신과 정책과제'의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 격차의 쓰나미가 학문생태계를 덮치고 있다. 교수의 숫자는 90년대 중반처럼 5만을 간신히 넘어서고, 대학의 수는 190개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장수명 국가교육회의 전 단장 및 고등교육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고졸자의 진학률을 통해 미래 전임교원 숫자를 추정했고, 이동규 동아대 교수(기업재난관리학과)는 양극화와 저출산이 기본값이 된 미래의 인구이동을 통해 대학의 수를 추정했다. 안정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이를 가능케 하는 공간도 반 토막이 되기까지 20년도 남지 않았다.

 

2040년 대학 전임교원 수는 현재의 56.5% 수준인 5만1천38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더해 2042~2046년 국내 대학 수는 190개까지 줄어들 수 있다. 안정적으로 연구할 지위도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원할 기관도 반토막이 되는 데, 올해 태어난 아이가 대학생이 되는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2040년 전임교원이 5만 명대로 감소한다는 수치는 2019년에 열린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에서 장수명 국가교육회의 전 단장(한국교원대 인적자원정책전공)이 ‘한국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체제혁신과 정책과제’란 발표에 포함된 내용이다. 해당 수치는 고졸자의 진학률에 따른 전체 대학생 수를 추정하고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현재와 같다고 전제했을 때 나온 것이다.

장 교수의 추산에 따르면, 불과 18년 안에 전임교원의 수는 5만 명대가 된다. 7만 명대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은 2034년이고, 6만 명대 이하는 불과 2년 뒤인 2036년이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취학률과 학생 수는 인구대비, 또는 학령인구대비 최고로 높지만, 교수의 수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나라의 연구역량, 교육역량도 이에 따라 매우 열악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1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임교원 수는 1990년 4만1천920명이었고, 2000년 5만7천97명, 2012년은 8만4천900명, 2017년에는 9만902명에 달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등락 추세를 보이던 전임교원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9만464명이다. 장 교수는 “90년대에도 전임교원 수는 5만 명 대였다. 그때의 5만 명은 당시 우리나라 GDP에 맞는 규모였다. 하지만 2040년 우리나라의 GDP는 세계적 수준일 텐데, 1990년대 전임교원 수와 같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취약해지는 연구 생태계

장 교수의 추정에는 현재와 다소 어긋난 지점도 있다. 추정에 따르면 전임교원수가 9만 명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2020년이어야 하고 지난해에는 이미 전임교원의 수가 7만9천400명이 됐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기본통계’에서 나오는 지난해 전임교원의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9만464명이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2017년까지의 자료를 통해 2018년에 나왔기에, 현재 교원 수와 차이가 있다”라면서도 “9만 명대가 유지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들어가 보면 비정규교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1명의 정년트랙인 전임교원이 퇴임하면 2~3명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뽑았기에 실제 수와 추정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양적으로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연구 생태계는 분명 취약해지는 중이라 할 수 있다.

대학에 대한 어두운 미래는 장 교수의 통계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수 또한 향후 24년 내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미래전망 전문가 포럼’에서 발표한 ‘인구변동과 미래 전망’에 따르면 2042~2046년 국내 대학 수는 190개로 줄어든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등을 포함해 385개 대학 중 24년 뒤 절반 이상이 사라지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대학 331개 중 146곳(44.1%)만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추정치를 발표한 이동규 동아대 교수(기업재난관리학과)는 학령인구 감소만을 통해 이 같은 추정을 발표한 게 아니다. 그는 지역과 수도권이란 공간의 양극화가 앞으로 태어날 학령인구 내에서의 격차와 대학의 차이를 벌릴 것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2046년에는 수도권에서 50% 이상의 아이가 태어나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의 교육기관에 진학해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갖게 된다고 봤다. 반면, 지방에서 태어난 아이는 인프라와 일자리가 갖춰진 도시로 나갈 것이기에, 지방대는 등록금 감소, 낮은 교육의 질, 학생들의 경쟁력 감소, 부정적 인식 증가 등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이 교수가 추정한 ‘생존 대학 비율 데이터’에 따르면, 2042년~2046년 전남 17개 대학의 생존율은 19%, 경남 23개 대학의 생존율은 21.7%이다. 부산지역 23개 대학의 경우 생존율은 30.4%였고, 경북 35개 대학의 생존율은 37.1%, 대구에 있는 14개 대학의 생존율은 50%다. 

경기도 69개 대학 중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55.1%만 생존하고, 충북 18개 대학은 55.6%, 충남 26개 대학은 57.7%, 세종시 4개 대학은 75%만 살아남는다. 또한, 인천시 10개 대학의 생존율은 70%, 서울 54개 대학 중 생존할 수 있는 대학은 81.5%다.

이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 경기, 인천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 지역의 대학 생존률은 올라갔다. 반면, 부산, 대구와 같이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대학의 건전성은 약해졌다. 특히, 전남, 경북에 있는 중소규모 도시의 대학들은 위기를 겪을 확률이 더 높다고 봤다.

 

교수·대학 감소, 서울 주요 대학에도 타격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경상도와 전라도 같은 기초지자체의 대학은 생존률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에서는 광역시와 세종시, 제주도는 제외했다. <단위: %(개교)>

2042년 이후 190개 대학만 살아남을 것이란 추정을 한 이동규 교수는, 대학 수 감소는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실제 이 교수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대학 또한 2022년에서 2046년까지 꾸준히 9~10개 대학이 생존 위험에 처해 있다. 그는 “대학의 위기는 지역과 수도권이란 이분법으로 봐선 안 된다”라며 “경쟁력이나 인프라가 떨어지는 대학은 서울에 있어도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 또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파장은 지역대학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이른바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들은 연구집단을 길러내는 곳이다. 하지만 이 사람이 갈 수 있는 취업 시장이 확 줄면, 능력 있는 사람들은 연구라는 노동에 투자하는 일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문에 뜻을 품고 있는 사람들도 안정성을 위해 법과전문대학, 의과대학, 교사와 같이 다른 전문직을 대안으로 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교수는 인문사회 박사들은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유학을 하더라도 학문을 지속 할 수 있는 학교가 없다고 했다. 전임교원 수의 감소가 학문후속세대 양성에는 절대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학업에 전념하는 박사도 줄고 있다

실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발표한 ‘2021년 국내박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박사학위 취득자 중 전공이 경영·행정·법인 사람들의 고용률은 80.4%, 보건·복지는 80.0%, 교육은 75.5%였다. 반면, 사회과학·언론·정보학 전공의 고용률은 66.3%, 예술·인문학은 68.4%, 자연과학·수학·통계학은 63.7%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나마 도전적인 연구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대학과 교수의 급격한 감소는, 해당 분야의 학문후속세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학문후속세대 안에서도 사회에서 안정이 보장된 전공으로 쏠릴 가능성 또한 있다.

장 교수는 전임교원의 양적인 감소 이상으로, 개별 연구의 역량 감소도 우려했다. 그는 “지금 지방 거점대 박사 과정생 중에는 학업 전념자는 적고 직장 병행자가 많다. 집중적으로 연구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박사학위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라며 “연구를 훈련하는 대학원생들이 사라지고, 평생교육 관점에서 학위를 따는 학생들로 채워지는 현상은, 기업의 경쟁력과 사회와 정부의 혁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박사 실태조사’에서도 장 교수의 우려는 수치로 나타난다. 박사과정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교수·연구진’이 되기 위해라고 답한 사람은 37.8%였던 반면, ‘전문성 향상’이라 답한 사람은 38.3%로 가장 높았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학업과 직장의 병행’(31.7%)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국 외 국가 거주 시 경제적 부담이 커서’(15.1%), ‘교수진과 교육과정 등이 좋아서’(13.9%), ‘연구시설 등 연구환경이 좋아서’(7.6%)로 나왔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기관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해지는 것이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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