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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의 움직임, ‘SMASH Care Movement’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의 움직임, ‘SMASH Care Movement’
  • 김봉억
  • 승인 2022.04.13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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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융합연구의 미래⑧ 융합의 색다른 발상_환자 회복 패러다임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교수신문 공동기획

융합(Convergence)의 시대다. 장벽과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지식을 합쳐 새로운 유형의 지식을 창출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문사회가 뒷받침되지 않는 첨단 과학기술은 맹목적이고, 과학기술과 분리된 인문사회는 공허하다. 그렇다면 국내 인문사회 기반의 융합연구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의 융합연구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총 10회에 걸쳐 국내 융합연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K-융합연구의 미래를 진단한다.

① 인문사회 과학기술 만나다
② 융합이 치유하다_사회문화 통합전염병
③ 융합이 만든 안식처_스마트쉘터
④ 융합이 쓰는 미래_新기후 시나리오
⑤ 융합이 만난 언어뿌리_문화+마이닝
⑥ 융합의 새로운 통찰_웰다잉
⑦ 융합의 빅데이터 분석_한국사 권력 메커니즘
⑧ 융합의 색다른 발상_환자 회복 패러다임
⑨ 융합의 연결고리_다문화 의사소통 앱
⑩ 인문사회가 묻고 융합이 답을 하다

체력은 국력, 운동이 백신이란 말이 있다. 일상 운동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강조한 말이다. 국민의 건강 증진은 국가의 주요 정책목표 중 하나로, 전국적으로 ‘국민체력100’을 비롯한 국민건강생활실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건강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치료 중심의 병원을 환자의 움직임을 통한 회복의 공간으로 개선하려는 시도가 가천대 운동재활융합연구소(연구책임자 이은석 운동재활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체육·의학·보건과학·IT 그리고 의용생체공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학문의 벽을 허물고 초학제적 연구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구심점이 되어주었다.

체육·의학·보건과학·공학 융합으로 
‘움직임’의 가치 구현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 임상환자의 빠른 회복과 성공적 치료를 위해 적절한 운동과 움직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병원 내 공간의 제약과 운동재활 프로그램의 미비로 입원 환자의 신체활동이 감소하고 신체기능 또한 쇠퇴하는 실정이다. 근래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시설 개선 및 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움직임’의 가치 실현이 절실한 상황이다. 

6년 전, 국내에서는 드물게 환자의 움직임을 촉진하기 위해 체육과 의학,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병원 입원 환자의 자발적 움직임을 유도해 질병을 극복하고 예방하는 ‘환자중심형 SMASH Care Movement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가천대 이은석 교수를 비롯해 최미리·김지연 교수(운동재활학과), 심재앙 교수(정형외과), 이병문 교수(컴퓨터공학과), 조성보 교수(전자공학과), 최원호 교수(물리치료학과), 한국체대 장익영 교수(경기지도학과), 부산대 조건상 교수(체육교육학과), 대구한의대 권구명 교수(시니어스포츠학과)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뜻을 모았다. 

연구팀은 △입원 환자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요인(Sedentary Life) 조사 △움직임을 동기화(Motivation)할 수 있는 병원 내 공간과 프로그램, 기기 제공 △환자들의 움직임과 활동을 조직화(Active Life)하는 프로그램과 공간, 기기 개발 △활동을 강화(Strength) △병원과 가정을 연계해 삶을 치유(Healing Life)하는 SMASH care movement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아래 연차별 연구 목표를 세분화했다. △1년차: 치유환경적 요인 분석 및 연차별 Care Movement(CM)평가지표 개발 △2년차: 침상에서 병실로 △3년차: 병실에서 병동으로 △4년차: 병동에서 병원으로 △5년차: 병원에서 가정으로를 주제로 움직임프로그램 및 시각적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측정도구의 원격관리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했다.

병상에서 가정으로, 
환자의 회복 돕고 힐링 라이프 완성

연구팀은 SMASH CM 플랫폼의 근간이 될 운동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의 환경적, 도구적 융합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탐색했다. 먼저 IT·사회복지·의료·간호·물리치료 등 각 영역에서 ‘병원 환자들이 왜 움직이지 않느냐?’에 대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움직임의 가치에 접근했으며, 운동재활을 위한 환자의 요구조사 및 문제 도출, 이에 근거한 운동재활프로그램 개발과 임상을 진행했다. 의료보건 분야는 임상을 위한 환자 특성 고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병원과 임상 진행을 위한 협업을 추진했다. IT분야는 환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스마트헬스기기 개발 및 플랫폼 서버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1단계(2016.9~2019.8) 연구를 통해 SMASH 프로그램의 가치를 증명한데 이어 2단계(2019.9~2021.8) 연구에서는 퇴원 후 환자의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 참여가 심리적·신체적 활력에 영향을 주는 힐링 라이프(Healing Life)를 완성했다. 

2단계 연구에서는 병원 시설과 프로그램, 도구 등 측정지표를 개발하여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 고대안암병원, 중앙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대형 병원 다섯 곳의 운동환경을 분석했다. 이후 근골격계, 뇌졸중 환자 60명을 대상 모션센싱 기구를 이용한 운동재활의 효과성을 검증하며 병원 내 운동재활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해 입원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향상 효과를 검증했으며, 감성조명을 이용한 컬러테라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에 구축한 리빙랩에서 효과성을 검증했다.  

특히 2020년에는 자체 진행한 병원환경 조사서를 바탕으로 재활병원, 노인전문병원, 차병원을 방문 조사하여 각 병원의 특성에 맞는 재활환경 이미지를 설계했다. 특히 암환자 등 병원입원환자 300명의 운동(신체활동)에 대한 제약요인 및 요구를 분석함으로써 병원에서의 운동환경 조성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하며 인식개선에 나섰다. 궁극적으로 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아젠다를 도출하여 병원의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었다. 

‘환자중심형 의료서비스’ 새 학문 탄생에 기여

총 5년간 진행된 ‘환자중심형 SMASH CM 플랫폼 개발’은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19년 우수연구과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남겼다. 전문 학술논문 14편과 저역서 4권을 발표했으며, 지식재산권 3건과 11건의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병원과 환자의 여건을 잘 알고 있는 의료보건 분야 연구진의 적극 참여와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한 임상병원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과제 진행 중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단계 연구에서 계획했던 병원 공간 전체로의 확장 및 퇴원환자 추적진행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그 대안으로 지역사회 노인 대상 운동재활 참여 활동을 추진했다. 일련의 연구성과는 이후 가천대가 지역사회 허약한 소외노인에 대한 운동재활 시설 인프라인  ‘바람개비 시니어스마트헬스케어 체험관’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의료서비스가 환자의 치료 효과검증에 집중돼 왔다면, 인문사회학적 지식과 기술 그리고 서비스 디자인을 도입하고 융합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환자중심형 의료서비스라는 새로운 학문을 확립하였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 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이은석 교수는 융합을 통한 새로운 학문 영역 확장을 과제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한편 연구결과는 2021년 다부처사업으로 병원 및 지역사회 연계 운동재활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는 바탕이 되었다. 연구팀은 후속과제를 통해 지역사회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지속가능한 스마트헬스 서비스 생태계 조성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역사회 운동재활 인력양성을 통해 보다 전문화된 지역 운동재활센터를 설립한다는 포부이다. 

공동기획팀 editor@kyosu.net
김미혜 한국연구재단 문화융복합단장, 김봉억 교수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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