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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연금술
질병의 연금술
  • 최승우
  • 승인 2022.04.1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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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와이스너 지음 | 이덕환 옮김 | 까치 | 406쪽

입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에 화학물질이 포함된 현대 사회,
우리는 정말 화학물질 때문에 질병에 걸릴까?
화학 혐오증의 시대에 화학물질의 위험과 유익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법!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의약품이나 농약 등 인류의 수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물리치고,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화학물질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위험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화학제품들을 생산하는 공장의 작업자들이 난치병에 걸리기도 했고, 더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사용했던 위생제품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엄청나게 많은 화학물질들 중에서 정말로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은 어떻게 가려낼까? 볼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어떻게 알아내고 예방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답을 알아내고자 하는 수천 명의 과학자가 있다. 바로 독성학자들이다. 독성학은 화학물질이 생명체에 미치는 유해 효과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화학, 즉 화학물질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인체의 생리작용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모두 필요한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기도 하다. 또한 현대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합성 화학물질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와 가깝지만 낯선 독성학이라는 분야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세계적인 독성학자인 존 와이스너는 독성학의 기본 개념과 역사, 그리고 독성학의 눈부신 발전의 순간들을, 독성학 분야에 평생 몸담으며 직접 경험했던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능숙하게 엮어냈다. 화학물질의 위험을 널리 알렸던 DDT와 『침묵의 봄』, 담배와 폐암의 관계를 최초로 밝힌 역학자 에른스트 빈더, 사회문제로 번졌던 미국의 아동 납 중독 사건과 그 해결법 등 굵직한 사건들부터, 대기오염 및 공중보건 문제와 독성학의 미래 과제까지 중독과 해독을 넘나들던 독성학의 세계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는 거의 모든 것에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화학 혐오증(chemophobia)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 현재, 질병의 화학적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독성학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생활제품 속 화학물질과 우리 삶의 연관성을 올바르게 직시할 수 있도록 정확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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