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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대] ‘영월은 우리가 책임진다’… 지역상생으로 소멸 막는다
[세경대] ‘영월은 우리가 책임진다’… 지역상생으로 소멸 막는다
  • 윤정민
  • 승인 2022.04.2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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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교육의 미래를 찾아서 ㉕ 세경대
세경대는 전기자동차드론과와 호텔조리과 등 영월군 산업 수요에 맞춘 특성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전기자동차드론과 학생들이 제작한 마네킹을 태운 유인 드론을 시험 비행하는 모습, 오른쪽은 호텔조리과 학생들이 지난해 6월 열린 ‘2021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에 참가해 수상한 뒤 기념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세경대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세경대(총장 심윤숙)는 지난 14일 지역상생연구소를 열었다. 강원도 남부권 유일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영월군과 평생직업교육 활성화와 지역산업 육성과 관련한 업무협약도 가졌다. 영월군과 세경대, 영월교육지원청 등은 앞으로 △지역특화 직업교육 분야 선정 △평생·직업교육 수요 공동 발굴 등을 진행해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직업교육을 강화한다.

세경대가 지역사회와의 협력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영월군을 비롯한 강원도 전체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영월군의 소멸위험지수는 지난달 기준 0.21이다. 이 지수는 지역 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대비 20~39세 여성 인구 비율이며,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영월군은 현재 ‘소멸위험지역(0.2 이상 0.5 미만)’에 있으며 강원도 18개 시·군 중 가장 낮다. 영월군이 강원도의 첫 ‘소멸고위험지역(0.2 미만)’으로 도달한다는 우려 속에 속초, 춘천, 원주를 제외한 강원도 15개 시·군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심윤숙 세경대 총장은 지난 1월 영월군과 업무협약 당시 “대학은 지역과 함께 있을 때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라도 세경대는 직업교육을 강화해 ‘강원소멸론’을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세경대가 전기자동차드론과와 호텔조리과를 특성학과로 육성해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이유도 영월군의 지역특화산업이 드론 산업과 먹거리산업이기 때문이다.

 

‘드론시티 영월’의 미래를 만드는 대학

강원도 영월군은 국내 최고의 ‘드론도시’를 꿈꾸고 있다. 영월군은 ‘드론테마파크 조성 및 인재육성사업’으로 지난 1월 강원도 지역균형발전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돼 2023년까지 사업비 1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해 5월 드론 실증도시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약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기도 했다. 앞서 영월군은 상업용 드론 기술개발과 안전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드론전용비행시험장을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시험장을 갖춘 지역은 전국 네 곳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영월군은 높이 450m, 반경 5.5km의 드론 공역을 지니고 있는데, 높이로는 국내 드론 공역 중 가장 높고, 공역 면적(96㎢)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다.

세경대는 영월군이 드론 산업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는 가운데 2017년에 전기자동차드론과(신설 당시 자동차드론과)를 신설해 드론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세경대는 영월군의 ‘드론테마파크 조성 및 인재육성사업’에 따라 교내 드론교육장을 확대 운영하며, 드론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현장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기업 두 곳으로부터도 올해 총 4천만 원을 지원받아 드론에 필요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도 함께하고 있다.

도선엽 전기자동차드론과 학과장은 지난 19일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기자동차드론과가 150kg 무게의 유인 드론 2대를 제작했고, 60kg 마네킹을 태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라며 드론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만큼 세경대만의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인재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드론 산업은 현재 영상 촬영, 농업 등 제한된 분야에만 사용되고 있으나 앞으로 활용 범위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도 드론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2025년 드론 시장 규모를 현 규모의 2배인 1조 원가량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영월군은 세경대가 드론 전문가를 꾸준히 배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심윤숙 세경대 총장. 사진=세경대

세경대가 지원한 지역 식음료 개발, 세계가 인정하다

세경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강원 지역 내 식음료 업체 7곳의 제품 10개(죽염 된장, 참나무스모크향 콩기름, 동충하초차 티백 등)를 국제식음료품평원이 수여하는 ‘국제 우수 미각상(Superior Taste Award)’을 받도록 도왔다. 유럽 16개국의 최고 요리사와 소믈리에 단체가 선발한 전문가 집단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호텔조리과가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이들 제품의 레시피 개발, 식품가공기술 제공, 홍보문 작성, 평가 샘플 배송 과정 등을 지원한 덕분에 참여 업체 모두가 수상할 수 있었다.

강원도와 영월군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개발·상품화해 농가 소득 증대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소득 창출을 주력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은 지역의 애로사항과 수요를 반영하고자 지자체와 함께 사업, 위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조리과 교수들은 학생들과 함께 지역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수업과 동아리 활동, 비교과 수업, 요리대회 참가 등을 통해 개발된 제품을 외식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경대는 지역 제품들이 판매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등 지역과의 소통, 상호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호텔조리과는 앞으로 강원 푸드테크 교육에 앞장선다. 세경대는 지난달 31일 ‘강원 푸드테크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운영’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곳은 강원 푸드테크 창업공간으로서 농산물 창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창업 시제품 제작, 창업 관련 프로그램과 컨설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지역 주민과 학생들은 푸드메이커 교육과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 창출 또는 창업 기회 등을 제공받게 된다. 세경대는 메이커 문화확산과 영월만의 특화된 창업 촉진 전략을 마련해 강원도 남부권 창업 메이커 선도대학으로 나아가도록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세경대 산학협력단은 2015년부터 관내 어린이 급식소의 안전한 급식관리 지원을 통한 위생적인 급식환경 조성 및 영양수준 향상을 위해 영월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관내 100인 미만 어린이집,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복지시설의 급식소를 대상으로 현장 순회 방문지도 및 급식소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 특화사업으로는 감자밭 체험 활동과 비만․ 편식에 관한 요리교실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산학협력단은 앞으로도 영월군 어린이들의 식생활 안전관리 향상과 건강 증진을 위해서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 중심의 행복한 대학

세경대는 지역과의 상생에 주력하면서도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2년 동안 학생이 실무기술을 온전히 갖추고 취업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온라인 취업 특강과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취업 후에도 직업상담사와 평생지도교수가 지속적으로 연락해 졸업생이 직장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학생들의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 해소를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세경대는 학생들이 스트레스 관리, 대인관계 능력향상 등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이는 세경대가 추구하는 ‘학생 중심의 행복한 대학’에서 비롯됐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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