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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30%는 흡연이 원인…“대기오염은 새로운 담배”
암의 30%는 흡연이 원인…“대기오염은 새로운 담배”
  • 유무수
  • 승인 2022.05.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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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질병의 연금술』 존 와이스너 지음 | 이덕환 옮김 | 까치 | 406쪽

독성학은 화학물질에 내재된 톡시콘을 명확히 인식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졸속이익과 느슨한 기준이 원인

연금술로부터 분리되어 발전한 독성학(toxicology)은 고대 그리스어로 독화살을 뜻하는 톡시콘(toxicon)에 주목한다. 톡시콘은 독소와 그 전달방식을 뜻한다. 독사에게 물렸을 경우 뱀에 물린 것이 화살이라는 인과관계가 분명하다. 반면, 대개 화학물질의 경우에는 용량이 일정한계점까지 누적되기 전 톡시콘이 모호하다. 독성학은 화학물질에 내재된 톡시콘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경계하는 예방을 추구한다.

 

탈리도마이드의 진정작용을 소개하는 최초의 논문이 1956년에 발표된 후, 1957년 독일에서 탈리도마이드가 일반의약품으로 시판됐다. 1959년 12월 독일에서 개최된 학술회의에서 한 소아과 의사는 학술회의 직전 1년 동안 출생한 기형아의 기록을 공개했고, 원인을 ‘유전’으로 추정했다. 9개월 후, 독일 소아과학회에서 비슷한 기형을 가진 2명의 신생아에 대한 발표가 또 나왔다. 그로부터 2개월 후 다른 학술회의에서, 뮌스터 아동병원에서 22개월 동안 발생한 기형 신생아 사례 34건이 또 보고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비두킨트 렌츠 박사는 기형아를 출산한 산모들의 상황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탈리도마이드가 톡시콘이었다. 산모들은 임신 2개월 차에 입덧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 약품을 복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의료계는 탈리도마이드가 공급된 30여 개국에서 8천 명의 기형아가 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은 프랜시스 O. 켈시 덕분에 이 재난을 피했다. 그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약품 허가 업무를 수행할 때 탈리도마이드가 감각신경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를 접했다. 의학박사이자 이학박사인 켈시는 효과와 안전성의 불확실성이 찜찜했고 약품승인을 보류했다. 이후 FDA는 추가적인 동물실험을 요구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판매됐다. 기업은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홍보했고 정부가 인증하는 KC마크까지 받았기에 소비자, 특히 산모나 유아 또는 노약자의 가정에서는 더 건강한 호흡을 위해 제품을 사용했다. 기업의 졸속이익과 정부당국의 느슨한 기준이 조합되었을 때 전 세계 화학물질 참사 중에서 역대 2위에 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크며, 그 고통의 후유증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재앙으로 나타났다(「역대 2위 화학물질 참사…99%가 구제 제외」, <MBC> 2018년 8월 5일). 독성학자인 존 와이스너 저자에 따르면, “폐는 공기 중의 독성물질에 의해서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가장 큰 장기”이다. 광부들 다수는 폐병으로 고통을 겪었다. 예방가능한 모든 암의 30%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다. “대기오염은 새로운 담배”와 같다. 독성학에 의하면 흡연은 독성효과의 시너지를 증폭시킨다. 기관지암의 위험에서 흡연 10배, 석면이 5배일 때 결국 기관지암의 위험은 15배가 아니라 10X5=50배가 된다. 

저자는 보건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주장한다. 편익이 위험보다 얼마나 큰지를 따져서 선택해야 한다.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에 부작용이 없는 측면에서 원자력발전소는 가능한 선택이다. 원자력에 의한 발암성과 사망은 화석연료에 비하면 사소하다. 책을 번역한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에 의하면 일상생활에 유용한 화학물질이 우리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은 불편하지만 진실이며, 불확실성이 있다면 가장 적극적인 보건예방책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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