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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노래하다
어린이를 노래하다
  • 최승우
  • 승인 2022.05.1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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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지음 | 미디어창비 | 372쪽

“어린 자식 치지 말고 울리지 마옵소서” 외할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전 생애를 어린이 운동에 몸 바친 작곡가 정순철
도종환의 글로 깨어나는 어린이 운동의 새벽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100년 전 어린이 운동이 동트던 시기의 풍경을 ‘동요’라는 새로운 눈으로 그려낸 책 『어린이를 노래하다』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도종환은 어린이날 하면 으레 떠오르는 소파 방정환을 뒤로 하고 한국 동요 4대 작곡가인 정순철을 전면으로 불러낸다. 전 국민의 애창곡인 「짝짜꿍」 「졸업식 노래」의 작곡가임에도 분단의 기억 속에 잊힌 정순철의 삶을 통해 3·1운동이라는 민족적 열망이 분출한 대사건을 전후로 이 땅에 독립의 열망을 키워내기 위해 분투한 어린이 운동의 주역들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또한 그 인물들이 관계 맺은 동학이라는 사상적 배경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저자 도종환이 정순철에 주목한 것은 그가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순철은 어린이 운동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동학의 2대 교조 해월 최시형의 외손자, 간토대지진 와중에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 해방 공간에서 활동하다 제자에 의해 납북된 교육자로서 그야말로 그 삶이 한국근현대사의 굴곡과 궤를 같이하는 인물이다.

“어린 자식 치지 말고 울리지 마옵소서”라는 해월의 가르침은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 타일러주시오” 하는 선전물로 다시 태어나 100년 전 어린이날 거리에 뿌려졌다. 100년이 지난 지금, 부끄럽게도 아동 학대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 등은 그칠 줄 모르고 연일 뉴스를 장식한다. 이 책은 우리의 100년을 되돌아보는 계기이자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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