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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 최승우
  • 승인 2022.05.1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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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게인스버스 지음 | 허원 옮김 | 현암사 | 288쪽

성소수자인 친구, 가족, 직원, 손님, 청소년에게
실수하거나 상처 주고 싶지 않은 당신을 위한 지침서!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내 자녀가 성소수자라면? 친구가 나에게 커밍아웃을 한다면? 혹은 내 직장에 성소수자 동료가 있다면?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아도 좋다.)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대해야 상대에게 상처 입히지 않고 존중을 표할 수 있는지, 이후에 어떻게 행동하거나 대처하고 어떻게 관계 맺어야 모두에게 안전하다는 감각을 줄 수 있는지 알고 있는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 당신에게 ‘적어도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나 행동’을 알고 있는지 묻는다면 좀 더 답하기 좀 더 쉬울까?

인정하자. 우리는 잘 모른다. 아니, 어쩌면 거의 무지하다. 지금껏 우리 모두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자 심각한 문제다. 앞에 제시한 상황은 가상현실이 아니고 진짜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성소수자는 어디에든 있고 바로 우리 곁에 존재하며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성소수자(들)에게 나는 과연 믿을 만한 가족, 친구, 동료일까?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원제 ‘The Savvy Ally: A Guide for Becoming a Skilled LGBTQ+ Advocate’)를 펼치면 위에서 던진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시민의 성숙한 자세를 배우는 데 무척이나 도움이 될 유용한 책이다. 책 제목에서 언급된 ‘성소수자 지지자’를 이 책에서는 앨라이(ally)라고 부른다. ‘앨라이’란 특정 소수자 집단에 당사자로서 속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을 말한다. ‘당연히 이들의 인권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앨라이의 자격을 갖춘 것이다.

성소수자 인권의 맥락에서 ‘앨라이’라고 하면, 이성애자이면서 트랜스젠더가 아닌 사람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성소수자 역시 앨라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만약 레즈비언이라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혹은 팬섹슈얼(범성애자)의 앨라이가 될 수 있다. 혹은 백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유색인 트랜스젠더 여성과 연대하는 앨라이가 될 수도 있다. 누구든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관해서라면 전문가일지 몰라도, 다른 이들에 관해서는, 혹은 그들의 앨라이가 되는 방법에 관해서는 잘 모를 수 있다. 당신이 성소수자든 아니든 상관없다. 이 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LGBTQ+가 되는 것은 선택이 아니지만, 앨라이가 되는 것은 선택이다. 내가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는 LGBTQ+ 커뮤니티의 앨라이가 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이고 유용하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지침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55쪽)

이 책에서는 성소수자를 나타내는 머리글자로 LGBTQ+를 채택해 사용함을 밝힌다. 이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퀘스처닝, 그리고 훨씬 더 다양한 정체성들’을 뜻한다. 이에 대한, 혹은 그 밖의 여러 용어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책 속에 포함되어 있으니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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