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1:00 (금)
마음을 덧그림
마음을 덧그림
  • 최승우
  • 승인 2022.05.13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림자씨 지음 | 에이원북스 | 184쪽

여러분은 마음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나요?
무심코 지워져가는 마음들을 덧그려보세요. “마음을 덧그림”

‘대학’ ‘대학’ ‘대학’을 외치던 10대 마지막 시간. 대학이라는 뚜렷한 목표는 있지만 정작 ‘나’라는 존재는 서서히 빛을 잃어가던 19살에 자신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을 덧그림’이라는 책이 시작됐다.

이 책에는 ‘그림자씨’가 등장한다. 저자의 불안과 우울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다. 외면하면 할수록 커져만 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압박감 등 19세 수험생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이 책은 어두운 감정에서 시작됐지만 이 책은 결코 어둡지 않다. 이제 스무살이 된 어린 소녀가 어쩜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 세상을 향한 긍정의 외침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자씨는 지금까지 상처받을 것을 미리 두려워해서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을 넘쳐흐르도록 쏟아 붓는다. 가끔은 모든 것을 움켜쥐려다 소중한 것을 놓친다는 것을 깨닫고, 흘려보낼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기도 한다. 바코드 감옥에 갇혀버린 그림자씨를 도와달라고 외친다. 공허하게 비어있는 명품백보단 빛나는 것들로 꽉 찬 비닐봉지가 되겠다는 다짐도 한다. 레드카펫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휴지 카펫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마음껏 즐긴다. 누군가가 알려주는 정답이 아니라 내가 찍는 바로 그곳이 정답임을 깨닫는다.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그림자씨, 완전하지 않아서 더욱 행복해지는 그림자씨, 나의 외침에 응답없이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그림자씨...

그림자씨의 순간순간 고백은 ‘얼마나 큰 두려움과 고민이 쌓였기에 이런 고백이 쏟아졌을까?’라는 아련한 아픔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감동을 함께 전달한다. 또한 그림자씨의 긍정 회로와 따뜻한 마음씨를 훔쳐보고 싶다는 엉뚱한 욕심을 품게 만든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