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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보장받으려면 국가에 시민권을 요구해야 한다”
“빵을 보장받으려면 국가에 시민권을 요구해야 한다”
  • 최익현
  • 승인 2022.06.0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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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선배시민학회 초대회장 유범상 방송대 교수(사회복지학과)

저는 교육(education)보다는 학습(learn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그리고 의미를 물으면서 하는 실천인 프락시스(praxis)를 선호합니다. 
선배시민론은 현장과 만날 때 비로소 그 존재의 의미가 살아납니다. 
시민들의 삶을 해석하고, 더 나은 공동체에 대해 상상하고 
실천하게 하는 광장을 만드는 것을 학회의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노인문제에 시민권의 관점으로 접근하자는 ‘선배시민론’을 주창하면서 그 이론적 기반과 실천 사례를 담은 『선배시민: 시민으로 당당하게 늙어가기』(유해숙 공저, 마북, 2022)를 쓴 유범상 방송대 교수(사회복지학과·사진)가 지난 5월 21일 서울 대학로 방송대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선배시민학회’라는 생소한 이름의 학회를 창립했다.

물론 그 혼자서 한 일은 아니지만, ‘선배시민’이란 용어와 개념을 한국 사회복지학에 적용하고, 시혜가 아닌 시민권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할 것을 주문하면서, 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연구자를 길러내고 있는 그의 역할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유 교수의 학문적 이력은 다채롭고 횡단적이기까지 하다.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그래도 노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렇지만 노동자의 조직인 노동조합이 1990년대를 넘어가면서 많은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고, 기업별 노조의 울타리에 갇혀 공동체의 변화에 주역이 되지 못하는 현상을 지켜봐야 했다. 고민 끝에 그는 사회정책 전반에 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 한국사회와는 다른 곳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서 영국 에든버러대로 유학길에 올랐다.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지만, 한국사회도 다시 한 번 바뀌어 있었다. 그의 말대로 시민의식, 시민교육이 정말 필요한 상황에 들어선 것. 그래서 정치학 박사학위에다 사회복지학 박사학위까지 지닌 그였지만, ‘인문학’으로 한 번 더 관심을 돌려야 했다.

공부의 길이 그만큼 다양했던 것인데, 이 모든 여정의 중심에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모색과 실천’이 있었다. ‘선배시민학회’의 탄생 역시 기존의 실천과 이론적 탐구의 진화 과정에 위치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선배시민학회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 ‘선배시민(Senior Citizen)’이 함축한 의미다. 다소 낯선 용어이지만, 영국 특히 스코틀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이를 쉽게 말한다면, ‘빵과 장미’로 비유할 수 있다. 한 연구자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노년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빵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시민들이 동료시민들의 삶과 이웃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왜 이렇게 봉사를 열심히 지속적으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사회가 나를 키워줬기 때문에 내가 이제 사회에게 돌려주는 거다’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빵이 해결된 사회에서 품위 있는 삶은 시민이 자신의 권력, 권리를 찾고 사회에 참여하는 것, 즉 장미를 누리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들이 바로 ‘선배시민’이다. 

노인문제를 이렇게 시혜적 관점이 아닌 시민권 차원에서 접근하기에 ‘선배시민학회’는 학회로서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노인교육 분야에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배시민학회에 참여를 원하는 연구자는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문턱이 전혀 없기 때문. 정관에 ‘회원 자격’ 규정을 두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선배시민학회 창립 현장을 찾아 초대 학회장인 유범상 방송대 교수(사회복지학과·사진)를 만나 학회 창립 배경과 역할, 향후 과제, 한국사회에 던지는 주요 의제 등을 들었다.  

유범상 선배시민학회 초대 회장은
한국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애든버러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민들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시민교육과 사회정책을 위한 사단법인 마중물’과 ‘협동조합 마중물 문화광장’을 설립해 이론과 현장을 잇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필링의 인문학』,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이매진 빌리지에서 생긴 일』, 『정의를 찾는 소녀』, 『선배시민: 시민으로 당당하게 늙어가기』(공저) 등이 있다. 

△ 지난 5월 21일, 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과 연구자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해 함께 학회 창립을 선포했습니다. ‘선배시민학회’를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학회를 창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지, 누가 함께 했는지요.
“선배시민학회는 시민교육의 산물입니다. 유학을 다녀와서 누나(현 인천사회서비스원 원장)와 노인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노인에 대한 대표적인 접근법은 ‘분리이론’이었습니다. 노인은 경제적·심리적·신체적·사회적 분리가 일어난다는 것으로, 돌봄의 대상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노인을 시민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에 참여하는 주체로 보고 이에 관련된 이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이론을 현장에 적용해 강의하고, 다시 이론을 다듬고, 다시 강의하고 하는 과정에서 선배시민론이 만들어졌습니다. 선배시민론은 이론과 현장을 결합해 가는 과정의 자연스런 결과물입니다. 이것을 좀 더 체계화하고 안정적인 이론과 실천의 광장을 만들고자 했고, 이것이 선배시민학회로 귀결된 것이죠. 

이처럼 선배시민학회는 이론과 실천의 영역, 즉 학계와 현장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입니다. 특히 ‘사단법인 마중물’의 동료들이 선배시민실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마중물은 시민들이 모여 학습하면서 만들어진 시민교육을 하는 법인으로 산하에 선배시민지원센터가 있습니다. 마중물은 그동안 이론과 실천, 그리고 선배시민강사 양성 등을 해 왔습니다. 이후 도서관, 자원봉사센터, 시민단체, 복지관 등 다양한 곳에서 선배시민교육을 실천했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한노협)와 함께 했습니다. 선배시민실천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한노협과 전국의 노인종합복지관 덕분입니다. 또한 선배시민학회의 든든한 동료는 아무래도 학과 교수님들입니다. 학회 창립과정에서 교수님들은 토론은 물론, 연극과 인형극으로 함께 해 주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든든한 동료들이 어디 있습니까.   

오랫동안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창립과정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어려움을 꼽으라면, 아직도 현장에서 선배시민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시민론을 이야기하는데, 현장은 선배론으로 듣습니다. 즉 선배시민론의 핵심은 시민권 이론에 기반한 사회변화를 추구하는데, 현장은 좋은 선배, 성공한 선배, 헌신하는 선배 등으로 이해합니다. 이것은 향후 선배시민학회의 핵심과제입니다.” 

△ 학회를 만든다고 하면, 학계에서는 학문적 필요성이란 순수한 동기 외에도 등재 논문지 확장과 같은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학문이 현장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하셨거든요. 노인들의 ‘광장’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데, 좀더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그 부분이 우리 학회가 일반학회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입니다. 저는 정치학과에서 노동을, 사회정책학과에서 사회복지정책과 실천을 고민했습니다. 모두 실천과 연관돼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의 공부는 실천학문이었습니다. 어떤 학자가 말했듯이, 그동안 철학자들은 단지 세상을 해석해 왔는데, 그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학문은 자신과 공동체를 해석하고,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교육(education)보다는 학습(learn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그리고 의미를 물으면서 하는 실천인 프락시스(praxis)를 선호합니다. 선배시민론은 현장과 만날 때 비로소 그 존재의 의미가 살아납니다. 시민들의 삶을 해석하고, 더 나은 공동체에 대해 상상하고 실천하게 하는 광장을 만드는 것을 학회의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회는 ‘순수’하지 않습니다.(웃음)”

△ 노인문제를 ‘선배시민(Senior Citizen)’ 개념으로 접근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시민교육, 노인교육의 측면에서 시사적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시민’에 ‘선배’를 붙인 까닭이 있을 것 같은데요.
“‘노인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 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노인에 대부분 문제라는 말이 붙습니다. 이 관점이 아까 말씀드렸던 분리이론입니다. 노인은 시민입니다. 시민은 최소한 배고프지 않을 권리가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돼 있죠. 그런데 이들이 어떤 나쁜 상황에 있다면, 그것은 노인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 국가문제입니다.

따라서 저는 노인을 시민과 시민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그들은 의무를 다하고 최소한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죠. 그런데 선배라는 말을 붙인 것은, 나이와 경험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들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상기시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럴 때조차도, 군대나 직장선배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선배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즉 선배시민은 ‘시민권이 당연한 권리임을 자각하고, 시민권 실현을 위해 공동체에 참여해, 자신은 물론 후배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노인’입니다.” 

△ 곱씹어볼 지적이십니다. 2025년 한국사회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합니다. 1천만 노인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이 설 자리는 계속 위축되고 있습니다. ‘청년문제’와 연결되다 보니 눈앞의 문제를 목격하면서도 선뜻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권의 관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 선배시민학회의 문제의식입니다. 시민들에게 노년의 삶에 관해 물어보면, 모두 경제적인 부분을 걱정하지 않고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1900년대에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외쳤던 빵과 장미를 의미합니다. 빵은 의식주를 의미하고요, 장미는 품위, 즉 인간다운 존중과 인정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빵과 장미는 개인과 가족의 노력으로만 얻어질 수 없습니다. 산업화시대에는 경제성장의 시대였고, 물가나 집값이 쌌기 때문에 장남이나 가장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출산에 저성장의 시대, 특히 영화 「기생충」이나 드라마 「오징에 게임」에서 보듯이 불평등의 시대에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은 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더더욱 긴긴 노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시민은 최소한의 빵을 권리로서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의미 있는 삶은 무엇일까요? 저는 선배시민이 시민으로서, 선배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에서 장미의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더이상 노인들을 무기력한 존재로 돌봄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후배시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돌보는 삶과 실천의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지난 5월 21일 방송대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선배시민학회가 창립했다. 

△ ‘빵을 보장받으려면 국가에 시민권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해오셨습니다. 사실 최근 장애인 이동권 요구만 보더라도, 매우 지난한 일임을 알 수 있는데요. 시민권 요구 활동 역시 시민교육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하고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시민권을 요구하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론과 실천은 단단하게 결합돼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시민권의 활동은 철학과 이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면 공허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민권과 선배시민 이론과 담론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이것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2016년에 「No人인가 Know人인가」라는 8강의 영상을 방송대와 함께 만들고, 최근에는 「선배시민교육 워크북」을 한노협과 함께 개발했습니다. 이것은 누구나 선생이자 학생일 수 있는, 그리고 강의가 아닌 대화의 방식으로 선배시민론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노력입니다. 이런 교육에 기반해서 실천 현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복지관은 물론, 도서관, 50플러스센터, 자원봉사센터 등 시민들이 모이는 조직은 모두 네트워크를 만들어 연대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조합에서 퇴직자 프로그램으로 선배시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노동조합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면 선배시민론과 실천은 더욱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연대의 힘은 한국사회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사실 잔여주의적(시혜적) 관점이 아닌 제도적(시민권적) 접근을 하자는 주장은, 한국 학계에서는 매우 이질적이고, 급진적인 주장일 수 있습니다. 
“네. 사실 우리나라는 시민권에 대한 인식이 취약합니다. 국민교육헌장에 보면,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타고 이 땅에 태어났다’라고 하고 있는데, 이처럼 의무는 강조하지만, 권리 특히 의식주의 빵에 대한 권리인 사회권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면 선별해 최소한의 것을 자선의 관점에서 나눠주는 것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 사회권 주장은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전되고 불평등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시민권은 이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10년 전에 선배시민을 이야기한 초창기와 지금은 느낌이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선배시민학회는 기존과 비교해 볼 때, 시민사회나 학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배시민학회가 시민론을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확신합니다.”    

△ 그간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이매진 빌리지에서 생긴 일』, 『정의를 찾는 소녀』 등의 ‘정치우화’를 쓰셨더군요. 얼마 전에는 『선배시민: 시민으로 당당하게 늙어가기』를 내셨는데, 글쓰기의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특히 ‘정치우화’라는 독특한 접근이 신선합니다. 이렇게 비유적 글쓰기, 우화적 글쓰기를 하는 건 무엇 때문인지요.
“방송대는 다양한 사람들이 입학하고 공부합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본질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저의 늘 고민입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정치우화입니다. 우화로 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이솝우화가 그러하고 오웰의 <동물농장>이 그러하듯이. 그리고 이런 근거는 프레이리의 시민교육론에서도 제시되었습니다. 프레이리는 생성어를 찾습니다. 생성어란 시민들의 삶을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그런 다음에 생성어를 은유화된 언어, 상징으로 만듭니다. 이것을 코드화(codification)라고 합니다. 일종의 우화같은 것이죠. ‘권력’이라는 말보다 제가 만든 ‘달달놈’(달을 가리키면서 달을 보라는 놈)이 재미도 있으면서도 거부감이 없고 그리고 많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교육에서는 이 우화와 코드화된 담론을 함께 해석합니다. 즉 ‘내 주변에 그리고 내 안에 달달놈을 찾아 보자’라고 하면 많은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가 쏟아 집니다. 이것을 프레이리는 탈코드화(de-codification)라고 합니다. 일종의 코드화를 함께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고전을 함께 읽고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배시민도 일종의 노인에 대한 코드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에 대한 탈코드화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상상해야 합니다.”

△ 교수는 훌륭한 연구자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교육자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학생들과도 잘 소통한다는 소문이 자자한데요. 소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하하. 그런가요! 제가 그런지는 모르지만 저의 태도는 분명 학생들과의 소통을 지향합니다. 이때 첫 번째 중요한 태도는 평등입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그래서 상대를 보고 놀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프레이리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태도에서는 말에 권력이 아니라 연대가 실리는 것이죠.

두 번째, 솔직함과 존중입니다. 솔직할 때 본질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솔직할 때 무시당하면 그 대화는 멈춰섭니다. 솔직할 때 존중을 받는다면, 그 대화는 안전합니다. 안전할 때 대화는 풍성해집니다. 이런 대화에서는 대화의 과정에서 서로가 토론하는 동료가 됩니다.

세 번째는 대화에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저에게 재미는 아재 개그죠. 하하. 그리고 뒷풀이입니다. 뒷풀이는 대화의 연장이고 재미가 곁들여지고 우정이 쌓이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에 모두가 참여하는 건배사 축제를 합니다. 대표적인 건배사가,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그러면 ‘상상상!’입니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학회가 만들어졌으니 이제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성장시켜야 합니다. 우선 함께 이 학회를 준비해오고 실천해 온 분들의 광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 시민교육과 이론의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시민교육을 하는 실천가, 즉 교육조직가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천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 땅의 어떤 생명일지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빵과 장미를 얻어 자유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배입니다. 선배시민학회는 노인을 넘어서 시민의 학회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모든 시민들이 자기목소리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차이가 편안히 드러나는 광장의 상상을 계속하겠습니다.” 

최익현 편집기획위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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