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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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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라이트먼 지음 |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 | 272쪽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와 인터뷰가 어우러진 특별한 지적 여행
소설가이자 과학자인 앨런 라이트먼과 함께 인생과 우주 그리고 처음과 끝에 대해 묵상하다!

최신 현대 과학이
철학이 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책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이자 ‘과학 저술계의 계관 시인’이라 불리는 이가 있다. 바로 하버드 천체물리학자, 교수, 인문학자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과학자 겸 인문학자 앨런 라이트먼이다.
작게 쪼개고 쪼개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향하는 무한의 상태와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라는 세계. 그리고 이 양 심연의 끝단 사이에 불안하게 서서 전체 세계를 관찰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인류. 무한한 우주 속에서 인간의 위치는 어디이며, 생명, 마음, 자아는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 문득 떠오른 질문. “나란 존재는 무엇이고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유한함과 무한함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한 과학자의 최신 현대 과학 이론에 바탕한 깊이 있는 생각 여행이 시작된다.

에세이의 형태를 띠고 있는 아름다운 문학적인 글이면서 곳곳에 녹아 있는 세계적 과학자들의 깊이 있는 아이디어가 독자의 독서 경험과 생각을 무한대로 확장시켜 주는 놀라운 에세이다.
소설가로서도 독보적인 경지에 오른 앨런 라이트먼이 구사하는 아름다운 문장에 녹아들다 보면,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과학이 이해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첫째로 저자가 가진 탁월한 문학적 비유 능력 덕분이고, 둘째로 이론적이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한 딱딱한 물리학 지식을 마치 옆 동네 아저씨에게서 일어났던 일과 같은 일상다반사로 녹여내는 특별한 능력 덕분이다. 또한 리처드 파인만, 스티븐 호킹, 앨런 구스, 숀 캐럴, 안드레이 린데, 잭 쇼스택, 제롬 프리드먼, 알렉산더 빌렌킨, 제임스 하틀, 로버트 데시몬, 프리먼 다이슨을 비롯한 천체물리학자, 양자물리학자, 뇌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과학자들과의 특별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뉴턴, 데카르트, 블레즈 파스칼 등 인류사적인 업적을 남긴 과학자에서 불교, 힌두교, 고대 철학까지 아우르는 그의 특별한 지적 여정에 동참하다 보면 독자들은 수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신작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은 무한대로 광활한 우주에서부터 무한대로 작은 아원자 영역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따로따로 떨어져 보이던 연구물들을 하나로 연결하여 그 맥락(context)까지 꿰뚫어보게 하는 놀라운 지적 쾌감을 선물한다.

양자물리학, 유전학, 다중우주…
듣기만 해도 어려운 이론물리학이
이토록 문학적이 될 수 있다니

공간을 더 작고 작은 단위로 무한히 나눌 수 있을까?
우주는 더 크고 큰 영역으로 무한히 확장될까?
의식은 물질적 뇌와 뉴런으로 환원될 수 있을까?
생명의 기원은 무엇이며 생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최초의 유기체를 창조할 수 있을까?

우주를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이자 문학적인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앨런 라이트먼을 〈워싱턴 포스트〉는 ‘과학 저술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렀다. 이 책에 나오는 미소의 해부학에서는 기억의 변덕스러움을 노래하고, 무질서의 놀라운 힘에서는 마음의 자유로움을 사유한다. 우주 생명체의 특수성, 빅뱅 이전의 상태에서부터 시간의 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과학적 해답을 모색하며, 자연의 신비로움과 그 너머의 진리를 궁구한다. 결국 이 책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은 우주, 생명과 마음,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보다 훨씬 크고 작은 것들에 대한 깊이 있는 명상 모음집인 셈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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