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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예술을 논하다
연기예술을 논하다
  • 최승우
  • 승인 2022.06.1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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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준 지음 | 도서출판 동인 | 308쪽

연기를 하는 사람, 연기를 가르치는 사람 모두를 위한 연기예술 서적이 출간되었다. 1998년 데뷔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배우로, 공연 연출가로, 연기 교육자로 활동해 온 한양대학교의 조한준 교수가 집필한 <연기예술을 논하다>가 그 책이다. 조한준 교수는 이 책에서 연기예술과 관련한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과 연구 내용들을 일반 독자들도 알기 쉽도록 재미있게 접근하고 있다.

연기는 순간의 예술이다. 영상으로 기록되는 찰나는 박제되어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게 매체화된 것이지만 배우의 연기는 행위 그 자체로 끝이 난다. 그만큼 연기는 체험이자 경험이고, 지금 이 순간에 벌어지는 ‘순간’의 예술이다. 불꽃처럼 생겨났다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 연기예술인 것이다. 그러한 연기예술을 책의 활자와 그림으로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달하려는 사람, 그걸 통해 배우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말이다. 

조한준 교수는 무엇보다 “연기가 예술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는 이상(理想), 목표에 대한 제시와 더불어 그것을 편협한 테크닉으로 이해하거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연기’에 대한 진심 어린 제언을 하고자 했다”라고 저술 의도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이 책을 통해 “대학 입시로 귀결되는 그동안의 한국 내 연기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플랫폼의 다변화 등 급변하는 시장에 발맞추기 위한 연기 교육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연기예술의 표현 재료이자 동시에 매체가 되는 배우 자신을 위한 과정으로 <연기란 무엇인가?>, <좋은 연기란 무엇인가?>, <인간 본연의 메커니즘> 등의 내용을 담고 있고, 두 번째, 배우가 역할에 접근하는 과정으로 <사실과 의견>, <목적과 행동>, <즉흥을 활용한 인물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의 마지막에 해당 장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되짚어야 하는 핵심 질문을 ‘Key Questions’ 형식으로 별지에 담아 주요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글 중간중간에 삽입된 삽화는 책 내용을 한눈에 담으면서도 위트 있게 독자의 이해를 도우며 내용을 환기한다. 이론서, 전공 서적이라는 부담을 줄이며 독자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려는 저자의 배려이다.

특이점은 책 마지막 장에 에필로그 형식으로 연기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대상을 가르치고 있는 액팅 코치들과의 논의를 담론 형태로 담아, 앞서 제시한 연기예술 전반에 대한 원리와 이론들을 독자들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게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조한준 교수는 그동안의 연기예술 관련 서적이 학술적인 측면, 혹은 현장 경험적인 측면으로 편중되어 있던 부분들을 유연하게 아우르기 위한 의도였음을 강조하였다.
기존에 출판되었던 여러 연기예술 서적 가운데에서도 해당 분야 종사자뿐만 아니라 연기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 책을 독자들이 놓치지 않고 만나보기를 바란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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