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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주의자
직관주의자
  • 최승우
  • 승인 2022.06.1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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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352쪽

도시의 빛과 어둠을 정교한 문체로 직조한 미스터리 우화

현대 미국 문학의 고전을 새로이 정의하는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의 첫 번째 소설 《직관주의자》가 출간되었다. 《직관주의자》는 가상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의 진실을 찾아가는 최초의 흑인 여성 점검원의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데뷔작으로 콜슨 화이트헤드는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 이후 가장 신선한 인종적 우화”라는 찬사와 함께 미국 문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묘사와 어두운 유머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는 《직관주의자》는 역사, 호러, 코미디, SF 등 여러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가고 있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놀랍고 신비로운 작품 세계의 시초를 보여줄 것이다.

《직관주의자》는 기존 탐정소설의 전개를 충실히 따르는 듯 보인다. 먼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정체불명의 사건에 휘말린 주인공은 직접 비밀을 찾아 나선다. 소설의 무대인 고층 빌딩들로 가득한 대도시는 흑인이 ‘유색인’으로 불리는 흰색 문명사회이고, 특정 시간대에 속하지 않은 뉴욕을 반영한 평행 우주다. 이 가상의 도시를 굴러가게 하는 것은 엘리베이터 점검원이다. 그들은 경험주의와 직관주의라는 파벌화된 두 부서로 나뉜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경험주의자와 달리 새롭게 떠오르는 직관주의자는 직접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와 직감으로 기계의 상태를 점검한다. 주인공 라일라 메이 왓슨은 흑인 여성 최초의 엘리베이터 점검원이자 직관주의자다. 어느 날 검사를 담당했던 11호기 엘리베이터가 완전히 자유낙하하는 추락 사고가 벌어진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라일라 메이는 불가능한 사고의 진실을 알고자 직접 뛰어든다. 그리고 ‘블랙박스’가 이 사건의 내막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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