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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 자녀 교육법
칼 비테 자녀 교육법
  • 최승우
  • 승인 2022.06.2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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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 지음 | 뉴트랜스레이션 편역 | 256쪽 | 다상출판사

평범한 아이를 비범하게 만드는

1808년, 독일의 지역 신문은 한 천재의 탄생을 알렸다. ‘칼 비테 주니어가 합리적인 교육으로 여덟 살의 나이에 6개 언어를 구사한다’는 내용이었다. 

칼 비테 주니어는 세 살 무렵 모국어인 독일어를 깨치고, 여덟 살이 되자 무려 6개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였고, 문학, 역사, 수학, 지리, 생물학 등에서도 천재적인 학습 능력을 보여 10살 때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입학 허가서를 받았고, 13살 때 기센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6살 때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베를린 대학교의 법학부 교수로 임명된다. 

칼 비테 주니어가 영재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것일까? 정확히 말하면 만들어졌다. 심지어 그는 미숙아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영재’로 키워보겠다고 결심한다. 이 결심은 거의 ‘집념’에 가까웠다.

칼 비테 목사의 생존 당시 독일은 19세기에 이미 50개 대학을 보유했을 정도로 교육받은 중산층이 형성되어 있었고, 각 분야의 천재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때였다. 저자는 조기교육을 하기 전에 생물학, 생리학, 심리학 등의 여러 연구 논문을 검토한 결과 아이의 잠재력을 조기에 계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잠재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퇴화한다. 예를 들어 병아리가 어미 닭을 쫓아다니는 잠재력의 한계선은 생후 4일이다. 그 기간이 지나도록 잠재력이 나타나지 않은 병아리는 어미 닭을 쫓아다니는 것을 영원히 잊고 살아간다. 이처럼 사람도 교육의 시기가 늦어지면 잠재력이 영원히 소멸하고 만다. 저자는 아동 재능 체감의 법칙에 따른 언어 교육의 적기를 여섯 살 이전으로 보았다. 

저자는 개나 고양이가 어린 새끼에게 ‘심리 게임을 통한 생존법’을 가르쳐 주듯 심리 게임 방식으로 아이에게 글을 익히게 했다. 이를테면 먼저 아이가 공부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뒤 바로 가르치지 않고, 간절히 배우기를 원할 때까지 기다린 다음 가르쳤다. 이는 드라마나 연재소설의 엔딩 기법처럼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중단해 궁금증을 증폭시키면 사람들이 더욱 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원칙과 부합한다. 그런 식의 공부는 게임처럼 즐겁다.

저자는 공부 외에도 신체 단련, 분별력 기르기, 자제력 기르기, 인간 관계법, 좋은 습관 기르기 등 지덕체의 조화를 교육의 기본으로 삼았다. 
칼 비테 주니어의 존재가 독일 전역에 알려지면서 교육학자 페스탈로치는 칼 비테를 만나 그의 영재 교육법을 반드시 책으로 펴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서 칼 비테는 체계화된 자신의 교육법을 <칼 비테 자녀 교육법>에 담았고, 이 책은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출간 당시에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기교육에 부정적이었던 당시의 교육관과 대립하는 이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프로이트를 비롯한 다수의 심리학자들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책은 한동안 사람들 뇌리에서 잊혔다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레오 위너 교수의 눈에 띄어 영어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레오 위너 교수가 자신의 자녀에게 칼 비테의 교육법을 적용했더니 아들 노버트 위너가 열두 살 때 터퍼스 대학교에 입학해서 2년 만에 졸업하는 등 천재적 면모를 보였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사람의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의 회색질은 5.9세에 최고 부피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5.9세 이후에는 회색질의 부피가 완만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책에는 본문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부가 Tip을 제공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현대인이 칼 비테처럼 교육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다만 이런 방식의 교육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자녀의 교육관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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