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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청년들에게 ‘주거 보험’을...‘열 평짜리 공간’ 출간 화제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주거 보험’을...‘열 평짜리 공간’ 출간 화제
  • 김재호
  • 승인 2022.06.2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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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열 평짜리 공간』 이창민 지음 | 환경일보 | 220쪽

“1인 가구의 공간에 대해 필자의 경험과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도전의 책” SNS작가 이창민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이렇게 썼다. 최근 출간된 『열 평짜리 공간』은 작은 공간에서 사는 이들의 생존 이야기다. 이창민 작가가 직접 서울에서 홀로 지낼 집을 구하면서 느낀 생생한 경험을 담았다. 생각해보니,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독거청년들도 많다. 이 작가는 집값뿐만 아니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1인 가구의 이사비용을 지원해주길 바랐다. 좋은 생각이다. 

 

“혼자 지내야 할 공간이나 상황을 접할 때는 최대한 긍정과 설렘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34쪽) 이 한 문장은 앞으로 이사할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보내는 핵심 메시지다. 그렇다 어차피 혼자 지내야 할 상황이라면, 좋은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을 찍으며 풍경을 담거나 마음을 챙기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그래서 약 4년 동한 1인 가구로 지낸 이 작가는 “혼자서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마음 건강이다”(37쪽)라며 “좁은 공간에서 혼자 지내다 보면 마음이 좋은 경우보다 좋지 못한 경우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51쪽)이라고 적었다. 

이 작가는 혼자 사는 1인 가구에게 구급상자와 구급약품을 미리 준비해두라고 조언한다. 혼자 있으면서 가장 힘든 건 바로 아플 때다. 그때를 대비한다면, 구급약품은 필수다. 혼자 감당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이 점에 가장 중요한 듯싶다. 아플 때가 더욱 외롭다. 미리 준비한다면 대비할 수 있다.

책에서 또한 절실하게 공감됐던 건 음식 이야기다. 1인 가구는 잘 챙겨 먹기가 힘들다. 영양 불균형이 생기거나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기도 한다. 이 작가는 “청소년, 청년은 1인 가구가 되기 전에 오리에 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배달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더라도 장기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49쪽)라고 강조했다.  

 

고독감과 폐소공포증 극복을 위해

‘열 평짜리 공간’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고독감이 아닐까 한다. 방이 좁을수록 ‘폐소공포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작가 역시 외로움을 절실하게 느꼈다. 특히 강연을 하며 살던 이 작가는 코로나19로 활동이 뜸해지면서 더욱 힘들었다. 심지어 이런 어려움을 주변에 얘기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필요한 건 “작은 공간 해소와 공간의 대혁명”(59쪽)이다. 이것은 결코 홀로 해결할 수 없다. 

“공간에 대한 자유의 무게는 나링 갈수록 늘어만 간다. 
내 지갑은 날이 갈수록 가벼운데
점점 늘어가는 책임의 무게,
이제 좀 가볍고 편히 쉴 수 있는 세상 또는 공간이 오길...”(77쪽)

책에서 ‘공간 비례 법칙’ 나온다. 공간의 밸런스와 경제력의 불균형을 지적한 것이다. 공정하게, 착실하게 직장 생활을 해서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공간이 주는 행복감이 크다지만, 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상대적 박탈감 역시 크다. 이 작가는 미래 세대와 흙수저에게는 ‘공간 반비례 법칙’이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거에 대한 해결책은 행정보다는 경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이 작가는 ‘주거 보험’을 제안했다. 그는 ‘2021 서울 청년 정책 대토론’에 참가해 <서울시 청년주거증진 주거보험‘을 발표하기도 했다. 『열 평짜리 공간』에는 이에 대한 보고서도 담겨 있어서 정책 마련하는데 참고해볼 수 있다. 제안에서 핵심은 보증금과 월세이다.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청년들에게 주거 보험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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