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2022) 수상자가 나왔다. 바로 허준이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39세,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사진)다. 필즈상(Fields Medal)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한다. 필즈상은 수학계 최고의 상으로 흔히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알려져 있다.
6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선 2022 필즈상 수상기념 기자브리핑이 열렸다. 허 교수는 세계수학자대회가 열리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연구활동은 하루에 4시간 정도 하려고 노력한다.” 10년 전 수학의 매력에 빠진 허 교수는 오래 공부하는 습관은 아니라서 연구 이외의 시간은 가족들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돌보고 집안 청소를 하면서 머리를 식히고, 다음날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한다”라며 “매일 똑같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의 연구분야는 조합 대수기하학(combinatorial algebraic geometry)이다. 이는 사칙연산을 바탕으로 기하학적인 대상을 연구하는 대수기하학의 방법론으로 네트워크와 같은 대상을 연구하는 조합론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다.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의 심오한 성과에 기반하여 조합론의 오래된 난제를 다수 해결하여 조합 대수기하학의 대표 연구자로 학계에서 평가받고 있다.
허 교수를 학부 3학년 때부터 석사과정까지 지도했던 김영훈 서울대 교수(수리과학부). 이날 기자브리핑에 참여한 그는 허 교수의 연구분야에 대해 “그래프는 네트워크를 추상화해서 얻은 수학적 개념”이라며 “예를 들어 구글이 페이지순위를 만들 때 그래프를 활용해야 하는데, 여기서 허 교수의 연구결과가 활용된다”라고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