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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기업 존망 위기에서 최대 실적을 쏘아올리다
소니, 기업 존망 위기에서 최대 실적을 쏘아올리다
  • 유무수
  • 승인 2022.07.22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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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소니 턴어라운드』 히라이 가즈오 지음 | 박상준 옮김 | 알키 | 280쪽

최종결정 전까지는 이견을 수렴하는 경영철학
4년 연속 적자에서 영업이익으로 턴어라운드

“그걸로 삼성과 싸울 수 있느냐?” 한 직원이 소니의 대들보 상품인 TV의 신상품을 프레젠테이션했을 때 이미 실패의 조짐이 엿보였다. 발표자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히라이 가즈오는 연결사원 수 16만2천700명의 소니가 4년 연속 적자, 2011년 과거 최대치 4천550억 엔 적자, 텔레비전 사업 8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2012년에 소니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히라이 가즈오는 “자신감을 잃고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원들의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열정의 마그마’를 터뜨리고, 팀으로서의 역량을 초대한 끌어내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전 세계의 거점을 돌면서 사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반드시 회사가 다시 빛나도록 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것이었고 대규모 적자 회사에서 조직 전체가 향해야 할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KANDO(감동의 일본어 발음을 영어로 표기한 것)'로 표현하기로 했다. 어디를 가든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규모 구조개혁이 추진됐다. 재무구조강화를 위해 뉴욕에 있는 소니의 상징적 건물 ‘550 메디슨’을 매각하고, 중소형 디스플레이나 소니케미컬도 매각했다. 텔레비전 사업의 고정비를 삭감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PC사업 매각과 TV사업 분사의 과정에서 정리해고도 이루어졌다. 미디어에서는 ‘연명 경영’을 한다고 비판하는 특집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히라이 가즈오는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비주류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은행원이었던 아버지의 미국 뉴욕 전근으로 미국 학교생활을 할 때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고독과 소외감을 느꼈다. 같은 반 미국 아이들로부터 ‘잽(Jap: 일본인을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라고 놀림을 당했고, 일본은 진주만에서 속임수 공격을 했다는 비난을 들었다. 미국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할 즈음 다시 일본으로 귀국했을 때 이번에는 일본에서 문화충격을 느꼈다.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은 “여기는 미국이 아니야”였다. 이러한 경험은 ‘잘 모르는데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최종결정을 하기 전에는 이견을 수렴한다’는 경영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아무리 우수한 사람일지라도 특정 사업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설령 어떤 분야에서 정통해도 다른 사람의 발언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텔레비전 사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소니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이 베스트바이와 벌이는 ‘Shop in Shop(매장 내에 자사제품 전용구역 조성)' 사업에 대해 히라이 가즈오는 “해야 한다”였고, 소니의 턴어라운드 계획의 파트너이자 CFO인 요시다는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견을 제시했다. 요시다의 의견이 정론이고 자신의 의견은 직감적인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히라이 가즈오는 하는 쪽으로 밀어붙였다. 이견에는 감사를 표현했고 책임은 사장이 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소니는 2015년부터 계속 흑자 추세로 턴어라운드했다. 2018년 4월에 있었던 2017 결산보고 회의에서 소니의 연결영업이익은 7천348억 엔으로 발표됐다. 1천500달러 이상 TV의 시장 점유율에서 2016년 1분기에서 압도적 1위는 39.5%의 삼성이었다. 2017년 1분기에서는 소니가 39%로 1위가 되었다(<매일경제>, 「가전왕국 삼성의 고민, 고가 TV 소니 도약, 백색가전은 LG에 밀려」, 2017년 3월 9일자).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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