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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을 알지만 누구도 인생을 모른다
누구나 인생을 알지만 누구도 인생을 모른다
  • 최승우
  • 승인 2022.07.2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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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지음 | 새빛컴즈 | 347쪽

‘헌법적 자유주의자’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삶의 여정 속에서 배우는 원칙있는 삶과 지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헌법주의자이자 이 시대의 지식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평생의 소신처럼 청소년 시절 중학 졸업 이후 고교 진학 대신 모악산 기슭의 금산사를 선택한다. 말 그대로 알량한 세상의 껍질 속에 머무르기를 거부한 그는 이곳에서 2년 동안 500여 권의 책과 함께하며 사마천의 ‘사기’, 괴테의 ‘파우스트’라는 평생의 동반자를 얻게 되었고 지금에 이른다.

이 책의 제1부는 대학 1년부터 군 복무를 마칠 때까지의 시간으로, 집념과 방황, 도전과 좌절,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 채운 그 시절의 이석연을 그대로 가져온다. 인간이 자기의 잠재적인 재능을 발견해 내려면 반드시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며 현실의 높은 벽에 맞서 방황과 방랑을 거듭하면서도 수신(修身)의 마음가짐만은 놓지 않은 그이다. 당시의 일기를 통해 청년 이석연이 보여준 고민, 그리고 검정고시 출신으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합격까지의 도전과 집념 그리고 현실극복의 과정을 가감 없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제2부는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옮음과 곧음을 실천해 온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정파와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옳고 그름만을 놓고 누구에게도 바른 소리,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저자이다. 정치, 경제, 교육 등 사회 전반에 대한 현실참여 활동, 시민운동가로서 그리고 법제처장으로서 권력에 흔들림 없던 그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지만, 그 아래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의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 말처럼 덕이 있는 사람 밑에는 저절로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진정한 원로의 덕을 실천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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