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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유발하는 신규 시냅스 접착 신호 기전 발견
지적장애를 유발하는 신규 시냅스 접착 신호 기전 발견
  • 최승우
  • 승인 2022.07.2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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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IST 엄지원 교수·고재원 교수 공동연구팀, 지적장애와 관련된 SLITRK2 시냅스 접착 유전자 변이 다수 발굴
- SLITRK2의 신호 기전 이상 패턴을 규명하고, 이를 통한 새로운 치료 바이오마커 제시

DGIST(총장 국양) 뇌과학과 엄지원·고재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지적장애와 관련된 신규 유전자 변이를 보고하고 이와 관련된 흥분성 시냅스(시냅스는 뇌 속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구조적 장소이다)가 다른 신경세포로부터의 신호 전달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26일(화) 밝혀냈다. 이는 지적 경계의 고차적인 통합작용을 조율할 활성 신호 기전이다. 흥분성 시냅스 신호 활성을 조율하여 뇌 발달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X-염색체 연관 지적장애와 관련성이 높은 신규 슬릿트랙 2(SLITRK2) 유전자 변이들을 뇌발달질환 환자들에게서 다수 발굴하고, 이 유전자 변이들이 슬릿트랙2 단백질의 생화학적 특성, 시냅스 구조 및 기능 변화, 그리고 인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함. 그 결과 슬릿트랙2가 트랙B (TrkB) 단백질의 안정성 및 성숙화를 조절하여 원활한 흥분성 시냅스 신호경로를 관장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하였음.

시냅스는 신경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특별한 창구로서 모든 뇌기능을 관장한다. 시냅스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되는데, 이들 시냅스는 뇌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며 신경회로 네트워크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러한 균형이 망가질 경우 다양한 뇌 발달 질환, 정신질환, 퇴행성뇌질환 등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시냅스 접착 단백질은 서로 물리․화학적으로 결합하며 쌍방향으로 세포신호를 전달하는데, 이 결합에 의한 세포 내 신호전달의 작동방식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엄지원․고재원 교수 공동 연구진은 지난 2013년 이후 시냅스 접착 단백질군을 다수 발굴하고 그 기능을 연구 해왔다. 특히, 연구진은 슬릿트랫(Slitrk) 시냅스 접착단백질군이 흥분성 및 억제성 시냅스 발달에 관여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한 바 있다. 이 중 슬릿트랫2(Slitrk2) 단백질은 흥분성 시냅스 형성에 특이적으로 관여하는데, 자폐증, 지적장애 등의 뇌질환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실제로 조현병, 양극성 장애와 관련한 다양한 슬릿트랙2 유전자 변이가 기존에 보고된 바 있으나 이러한 변이들이 어떻게 슬릿트랙2 단백질 기능에 영향을 주어 뇌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었다.

본 연구에서는 뇌정신 및 뇌발달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엑솜시퀀싱 엑솜시퀀싱: 전체 DNA 영역 중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부분인 엑솜 영역의 염기서열만을 분석하는 방법. 인간의 경우 엑솜은 전체 유전체의 2% 미만이기 때문에 생산되는 데이터의 크기가 비교적 작아 분석이 용이하다.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다양한 슬릿트랙2 유전자 변이들을 검출하고, 이 변이들이 슬릿트랫2 단백질 구조 및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변이들 중 일부는 슬릿트랙2 단백질이 세포막에서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게 기능을 망가뜨려 흥분성 시냅스 신경전달과정을 저해함을 발견했다.

흥미롭게도 뇌발달질환 연관 신규 슬릿트랙2 변이들은 모두 트랙B 수용체의 발현 및 활성을 비정상적으로 변형시켰다. 트랙B 수용체는 BDNF 인자 BDNF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뇌유래신경영양인자) :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에 영양을 주는 물질로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신경 생성을 촉진한다. 시냅스 발달을 매개하는 중요 단백질이고, 자폐 등 뇌 발달 질환과의 연관성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슬릿트랙2-트랙B 복합체를 타겟으로 한 신규 뇌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GIST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는 “본 연구는 해외 임상유전학자들과 협업하여 슬릿트랙2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X 염색체 연관 지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핵심적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논문이다”라고 밝혔으며, 고재원 교수는 “슬릿트랙2-트랙B 복합체가 관련 뇌발달질환의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현재 관련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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