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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팬데믹 대응 가로막는다…각자도생 치닫는 방역
미중 갈등, 팬데믹 대응 가로막는다…각자도생 치닫는 방역
  • 유무수
  • 승인 2022.08.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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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애프터 쇼크』 콜린 칼·토마스 라이트 지음 |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672쪽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한 나라는
선제·협력한 대만-한국-베트남-뉴질랜드

이 책은 바이든 정부의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인 콜린 칼과 미국 외교정책과 강대국의 경쟁 등의 연구 전문가인 토마스 라이트의 공동 저서이다. 저자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가 실제로 취했거나 취하지 않은 행동을 분석하고 이 국제적 위기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들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동맹국과의 협력관계를 약화시켰다. 트럼프는 중국과 1단계 무역협정 서명 직후 재선 대통령 선거에 정신이 팔려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평가절하 하는 중대한 오류를 저질렀고, 글로벌 공중보건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실책을 범했다. 시진핑 정부는 은폐와 거짓선동, 언론탄압 등으로 혼란의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초기 사람 간 감염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고, 쟁점을 흐리는 선전공세에 열을 올렸다. 시진핑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투명한 협력을 하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확한 기원을 밝히지 못했다. 시진핑 정부는 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지 않게 하려는 로비를 치열하게 벌였다. 에티오피아 보건장관이었던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에 저자세였다. 초세계화라는 상호의존적으로 한 덩어리가 된 국제시스템 속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가 부상했고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 대응조치와 국제적 협력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프랑스 정부는 리옹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던 마스크 600만 장을 압류했고 이 조치에 스웨덴은 격분했다. EU 회원국들은 30여 년간의 교류와 협력의 노력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순간에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국제제체의 이론가인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는 “1930년대 이후 세계가 지금처럼 가장 기초적인 협력조차 전무한 상태에 놓인 적은 없었다”라고 탄식했다.

저자들은 대만,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은 “대대적인 검사, 적극적인 감염경로 추적 프로그램, 감염자 타깃 격리, 공격적인 방역프로그램 가동 등”으로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만은 2002년 사스 때, 한국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실패한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필요한 개선조치를 취한 정치적 과정을 거침으로써 성공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다. 선제적으로 신속히 움직이는 속도, 효율적인 정부조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원활한 협력관계, 격리된 시민을 돌볼 자원 등의 제도적인 장치가 미흡한 나라는 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과학적인 조언을 무시한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트럼프 정부가 여기에 해당했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원인과 결과의 연속이며, 역사의 경로는 지성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상상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저자들에 의하면 “우리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거역하기 힘들어 보이는 현실에 맞서서 상황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잘못된 체계를 바로잡아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저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의 전간기의 국제정치적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비교했다. 그때 자유세계는 지금처럼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전략은 상반됐고, 그때 미국은 지금처럼 지도자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세계적 재앙(세계대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가 사는 동안 겪을 마지막 글로벌 감염사태가 아닐 것이다. 저자들에 의하면 팬데믹은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 보였으며 앞으로 다가올 위기들에 대비할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저자들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유세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글로벌 충격의 세계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미국의 역할을 소홀히 여겼으나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게 미국의 국익을 증진시키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각자도생은 재앙의 가능성을 키울 뿐이다. 민주국가들은 “사이버 안보, 가짜 정보 대응, 민주적 기구들에 대한 독재국가들의 간섭, 디지털 독재의 확산방지, 인권 수호 등” 자유세계의 공동 어젠다를 함께 지켜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며, 중국을 비롯한 독재국가들과도 공동보조가 절실한 “공중보건, 기후변화, 핵 비확산, 국제경제” 같은 분야에서는 먼저 선진 민주국가들이 공동이해를 구축함으로써 협상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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