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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인
신원인
  • 최승우
  • 승인 2022.07.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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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유란 지음 | 신정근 옮김 | 필로소픽 | 388쪽

동양철학의 관문이라 불리는 『중국철학사』의 저자 펑유란. 그는 1940년대 중일전쟁이라는 혼란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과거 중국철학만을 답습하지 않고 서양철학이라는 새로운 사상 자원을 받아들여 중국의 정신과 철학의 활로를 개척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전쟁의 혼동 속에서 어려움이 극복되고 새로운 발전이 오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정원육서貞元六書’를 집필하면서 신리학新理學이라는 자신만의 철학 체계를 확립한다. 『신원인』은 그중 한 권으로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는 과거 중국 전통철학이 말하는 도덕군자나 성인이 되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에서 사람이 정신적 가치를 두는 이상이나 방향을 나타내는 ‘경계’라는 개념을 통해 단순한 이해에만 함몰되지 않고 또 다른 삶을 지향할 수 있는 가능성과 지평을 열어 보이고자 했다. 특별히 사람의 인생을 4가지로 구분하는데, 아무런 이해 없이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는 자연 경계, 모든 일을 자신을 위해 하는 공리 경계, 자신을 버리고 도덕적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도덕 경계, 마지막 단계로서 천지와 하나가 되어 자신이 천지간의 한 사물이면서 천지간의 일들을 행하는 최고의 경지인 인 천지 경계이다. 결국 이 책은 근대가 저물어가고,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요구하는 새 시대 속에서 인간은 무엇이며, 삶은 무엇인지에 관한 펑유란의 고민이 담겨있다.

특별히 이 책은 펑유란이 전쟁 중에 쓴 관계로 표기하지 못한 주석들을 역자인 신정근 교수가 일일이 연구하여 채워 넣었기에 원서보다도 더 완성도가 높은 책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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