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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전 영국, 조선을 만나다
백 년 전 영국, 조선을 만나다
  • 최승우
  • 승인 2022.08.14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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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혜 지음 | 혜화1117 | 348쪽

1935년에 건너간 뒤 영국박물관 한국관의 아이콘이 된 달항아리 한 점,

그곳으로부터 시작한 20세기 초 서양 세계와 근대 조선의 첫 만남을 둘러싼 물음표의 출발, 문화 접점을 둘러싼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사의 등장! 지난 2013년은 1883년 조선과 영국의 통상조약(조영수호통상조약)이 맺어진 지 13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할 만한 아이템을 찾고 있던 저자의 눈에 달항아리 한 점이 들어왔다. 1935년, 영국 현대 도예의 아버지라 불리는 버나드 리치에 의해 반닫이에 실려 조선에서 영국으로 건너간 뒤 그곳에서 한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오늘날 명실상부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 대영박물관) 한국관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바로 그 달항아리였다.

낯선 영국 땅에서 백 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선의 달항아리는 존재 자체로 영국과 근대 조선의 만남의 순간은 물론 만남 이후 오늘날까지의 시간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저자 앞에 백여 년 전 영국에 가닿은 조선의 흔적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여기저기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저자는 그 흔적과 자취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걸어온 길이 닿은 곳이 바로 이번에 출간한 이 책이다.

달항아리 한 점을 매개로 삼아 그 대상을 점차 확장, 확대함으로써 백여 년 전 영국과 근대 조선, 나아가 서양과 동양의 만남의 구체적 장면을 포괄하는 이 책의 서술대상은 유물이면서 동시에 시대이며, 매우 거시적인 문화 담론의 해설인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관찰기이자, 과거를 다루는 동시에 그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까지를 아우르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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