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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고등교육 양극화도 커진다
디지털 전환, 고등교육 양극화도 커진다
  • 강일구
  • 승인 2022.08.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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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 대학 교육의 미래
'디지털 대전환, 대학이 미래를 상상한다’라는 주제로 지난 12일 열린 대학 원격교육 혁신을 위한 회의에서는 AI·빅데이터·메타 버스 등의 기술을 활용한 학생 중심교육의 가능성들이 공유됐다. 사진=교육부

물리학자 새뮤얼 아브스만은 사람들이 물리학 논문을 찾는 기간은 13.07년, 경제학은 9.38년, 역사학은 7.13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를 냈다. 영국의 오래된 성당은 관광지로 활용되거나 민간에 팔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펍으로 활용된다.

염재호 태재대학 총장은 지난 1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개최한 ‘대학 원격교육 혁신 회의’에 참여해 대학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며 앞의 두 사례를 들었다. 대학이 성당처럼 형해화 되진 않겠지만 지식의 전수와 생산이라는 기능을 실질적으로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염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20세기 대학의 기능은 연구·교육·사회봉사였으나 21세기부터는 학습과 지식생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로 변화된 사회에서 대학이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선 디지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애리조나주립대를 사례로 공유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20년 전부터 원격교육에 하이브리드를 접목하고, 교수들에게 세계적 강의를 제작할 것을 요구하며 파격적인 투자를 했다. 2천 명의 수강생이 마이크로디그리 형태로 만든 셰익스피어 강의를 300달러를 내고 들었다고 한다. 염 총장은 강의에 따른 수익배분도 파격적으로 학교가 3분의 1, 강의에 대한 투자로 3분의 1, 교수가 3분의 1로 나눴다고 말했다. 하버드도 이 같은 전략으로 현재 방송국PD를 대거 영입하고 있으며, 태재대학도 같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염재고 태재대학 총장. 사진=유튜브 캡처
염재고 태재대학 총장. 사진=유튜브 캡처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과)는 학생교육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배 교수는 디지털 전환으로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을 수강하며 e포트폴리오를 꾸미는 것으로 스펙을 스토리화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학생들의 학습을 다양하게 끌어내며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고등교육의 양극화 현상도 염려했다. 배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와 대학의 ‘장학금 안내·정서적 상담·학습정보 제공’을 평균 낸 점수를 비교했을 때, 부유한 대학이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 수준이 높다고 했다. 배 교수는 “의도하지 않게 우리나라 고등교육 체제는 교육 양극화에 기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며 “주요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학의 도움을 받으면 교육 격차는 더 커질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대, 성균관대 같은 곳은 교육부가 규제를 풀어 자율성을 확대하고, 어려운 대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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