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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은 혁신 한국의 바로미터다
전문대학은 혁신 한국의 바로미터다
  • 김경화
  • 승인 2022.09.0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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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김경화 편집기획위원(동의과학대)

이제 100일이 넘어선 새 정부는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허브 구축’을 국정과제로 발표하였다. 여기에 있는 내용으로 볼 때,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밖으로 드러난 교육정책은 너무나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그 중 특히 ‘반도체인력 양성정책’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대통령은 반도체 인력부족과 관련해 교육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였는데 그 결과가 수도권 대학의 관련 분야 증원으로 정책이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방향은 수도권과 지역의 적절한 균형발전을 의도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나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국토균형발전이나 분권의 법리와도 배치되는 것이고 지역의 몰락, 교육의 불평등을 부추기는 것이다. 지방의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하릴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고도 실점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가? 

필자는 새 정부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국정과제 내용은 그럴 듯 한데 현실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이다. 몇 십 년 전부터 이미 예측했던 학령인구 급감에 대한 근시안적 대책, 정부의 교육백년대계의 부재로 인해 대학소멸, 지역소멸, 국가소멸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고, 고등교육기관의  미래 전망은 비 오기 전 짙은 안개가 끼어 앞을 볼 수 없는 뿌옇기만 한 상황과 다름이 없다. 

위기에 처한 고등교육기관 중에서도 전문대학의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비수도권이라는 입지와 환경의 취약성, 설상가상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하여 가히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 가지 일만으로도 힘든데,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도 그에 맞추어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대안을 찾기 전에 혹자는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왜 전문대학을 살려야 하는가? 시장논리에 입각하여 스스로 각자도생하도록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이 냉정하지만 당연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전문대학을 혁신 한국의 바로미터라고 본다. 전문대학을 보면 그 나라의 교육 수준이나 교육 상태나 현황을 알 수 있다. OECD에 따르면 OECD 평균 대비 우리나라 학교급별 1인당 공교육비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128%, 중학교 119%, 고등학교 132%로 재정여건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교육교부금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일반대학이  OECD 평균 대비 68%이고, 전문대학은 그보다 훨씬 떨어지는 46.6%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전문대학은 14년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극심한 재정 건전성의 악화를 겪고 있으며, 그 결과 교육투자의 지속은 어려워지고 일반대학 재학생 대비 전문대학 재학생들의 교육불평등은 심화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그리고 전문대학 학생들은 일반대학 학생들에 비해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 간에 격차를 완화하고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상대적 약자에게 적절한 보완책을 제공해야 하고, 실제 직업교육 현장에서 이런 내용들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헌법 제11조), 교육기본법상 학습권(제3조), 교육의 기회균등(제4조) 등 헌법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것이며, 또한 새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데아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고등교육 전반을 혁신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전문대학을 발전시켜서 전문기술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한다면 사회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나아가 출산율 저하 현상을 개선하는데 커다란 효용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한 방안으로 새 정부에 전문대학의 발전과 고등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고등교육체제를 재구조화’하는 백년지대계를 수립하고 시행해달라는 제언을 드리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은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등 학제를 기준으로 7단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연구중심의 일반대학과 직업교육중심의 전문대학 간에 고등교육법상의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이 모호하고 교육목표도 혼재되어 있다. 그리고 직업교육에 대한 정부지원도 독일,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 미흡하다. 

고등교육기관 간 중복성 문제 해결과 청년실업 완화를 위해서 ‘(가칭)직업교육법’을 제정해야 한다. 여기에 근거하여, 고등교육체제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평생교육중심대학으로 교육기관별 기능에 따라 재구조화해야 한다. 학문연구중심대학은 학부 정원을 대폭 감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필요한 대학원 중심의 고급 전문인력과 다양화된 특화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대학은 직업교육·평생교육의 거점교육 기관으로 학령기 고졸 신입생뿐 아니라 중장년 등 성인학습자 교육을 망라한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교육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정원총량제’의 실시다. 불가피한 정원 감축을 할 때 일정한 비율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정원을 감축하여 비수도권 일반대학, 전문대학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것이다. 

명심보감에 보면, “독서는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름은 집을 보존하는 근본이다”라는 말이 있다. 교육이라는 백년 그 이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큰 집’을 잘 지키는데 ‘순리(循理)’ 만한 것은 없다. 현재 여러 가지 일들로 힘든 상황에 직면한 새 정부가 교육 혁신을 이루고 성과를 창출하는 데 금과옥조로 삼기를 기대한다.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
기획처장·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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