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2:25 (목)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
에밀리 디킨슨 시 읽기
  • 최승우
  • 승인 2022.09.0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희경 번역 및 해설 | 316쪽 | 도서출판 동인

100편으로 만나는 에밀리 디킨슨 시 세계

19세기 미국의 여성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은 생애 동안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상을 떠난 후로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하여 오늘날 미국 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1,800여 편이나 되는 많은 시를 썼지만 생전에는 고작 10편이 발표되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독특한 언어 표현과 구조 때문에 이해하기가 극히 어려워서, 비평적 안내가 없이는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 그녀의 시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번역된 적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디킨슨의 시는 표현의 압축성과 형식의 고유성 때문에 의미와 구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 그래서 나희경 교수는 이 책을 위한 번역 작업에서 구문의 정확한 파악에 특별히 관심을 쏟았으며, 시의 각 행의 순서를 가능한 한 임의로 변경하지 않고 원문의 행과 어순을 될수록 충실하게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외국어로 쓰인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 있어서 내용과 의미뿐만 아니라 구조상 미묘한 차이가 나타내는 뉘앙스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밀리 디킨슨의 각각의 시를 우리말로 해설한 책은 이제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 책은 엄선한 디킨슨의 시 100편을 번역하고 거기에 각각 우리말로 해설을 덧붙였다. 해설은 디킨슨의 시를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비평적 차원의 접근이라기보다는, 일반 독자들이 그녀의 시를 감상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차원에서 쓰인 것이다. 그래서 나희경 교수는 각각의 시에 대해 간결하고도 쉬우며 설득력 있는 해설을 덧붙이려고 애썼다. 오늘날 디킨슨의 시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애호가가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서 이 책이 국내의 디킨슨 시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