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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선의 에니어그램으로 세상 품기]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가… 세 가지 힘의 중심
[송영선의 에니어그램으로 세상 품기]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가… 세 가지 힘의 중심
  • 송영선
  • 승인 2022.09.1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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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선의 에니어그램으로 세상 품기_①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과 세 가지 힘의 중심

송영선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부교수(평생교육)가 에니어그램으로 세상을 품는 이야기를 전한다.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에니어그램을 통해 인간의 마음, 성격, 방어기제, 배우자 궁합, 유형별 주요 인물의 유형과 특징, 소통 방법, 대통령 리더십 유형 등을 시리즈로 만나본다. 첫 번째는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과 세 가지 힘의 중심’이다.

우리는 본래의 나와 다른 얼굴로 세상을 살아갈 때가 있다. 아니 다른 얼굴로 살아간다.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볼 때 학교와 가정,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수많은 가면을 때와 장소에 맞게 골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면은 필요 때문에 쓰기도 하였지만 오랜 시간 동안 써온 것으로 마치 천성처럼 자연스럽다. 오늘도 우리는 천성을 감추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사람마다 재능과 적성, 기질, 성격도 다른데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살아간다. 이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진정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태생적인 자기 자신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위기 상황에 마주했을 때 나를 돌아본다. 변화의 대상, 주체는 모두 나이다. 이미지=픽사베이

누구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러한 순간은 대개 위기 상황에 부닥쳤을 때이다. ‘이건 아니야. 뭔가 달라져야 해!’라는 자각과 함께 자신에게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아득하게 멀어져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나를 이런 궁지에 몰아넣은 주위 사람과 환경을 미워하고 탓하는 것이 이제는 의미 없음을 알게 된다. 변해야 할 것은 나, 바로 나 자신임이다. 변화의 대상도 나이고 또한 변화의 주체도 나라는 데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나에 대한 성찰과 변화 그리고 도전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에니어그램(Enneagram)이다. 

 

애니어그램의 상징. 이미지=위키백과

에니어그램을 한마디로 아주 오래된 지도이다. 에니어그램은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에니어그램은 사람 간의 관계를 심도 있게 풀어내는 구전 철학이다. 에니어그램은 서로 다른 성격 유형을 설명하며, 아홉 가지의 기본 세계관, 아홉 가지의 각기 다른 행동양식을 표현한다. 이 아홉 가지의 성격 유형은 각각 다른 인생 여정을 보여준다. 각 유형은 태고 난 재능과 한계, 맹점, 특유의 사고방식과 본성, 행동 방식을 지닌다. 

Enneagram은 ‘9’를 의미하는 희랍어의 ‘ennea’와 ‘문자’ 또는 ‘점(點)’을 뜻하는 ‘gramma’의 합성어로 ‘9개의 점이 있는 그림’을 의미한다. 원을 따라 분배되는 점에는 1부터 9까지의 번호가 붙어있고 3, 6, 9가 세 개의 선분으로 1, 4, 2, 8, 5, 7이 여섯 개의 선분으로 연결되어 있다. 

 

장형-가슴형-머리형의 세 가지 에너지 사용의 유형

에니어그램에서는 에너지를 쓰는 방식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아랫배 부근의 에너지를 주로 쓰는 사람은 ‘장형’, 가슴의 감정 에너지를 쓰는 사람은 ‘가슴형’, 머리의 지식 에너지를 주로 쓰는 사람은 ‘머리형’이다. 어느 한 사람이 주로 쓰는 에너지 즉 세 가지 힘은 그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고 일하고 관계를 맺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중심 에너지이다. 이 세 가지 힘은 아홉 가지 인간의 유형을 구분하는 뿌리가 된다.
 

힘의 중심 – 장형

배 중심의 유형은 8번, 9번, 1번에 해당한다. 배 중심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귀와 코는 그들이 사용하는 확실한 감각 기관이다. 새로운 상황에서 이들은 먼저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여기 내가 있다. 나를 알아서 대하라." 이들에게 삶은 일종의 전쟁터이다. 이들은 힘과 정의에 관심이 있으며, 누가 감독자인지 알아야 한다. 단도직입적이고, 공공연하게 혹은 은연중에 공격적이며, 자기 '영토'를 요구한다. 배 중심의 사람들은 현재에 살고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희망한다. 사태가 그들에게 좋지 않게 돌아갈 때, 그들은 대개 자신을 책망한다.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배 중심의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공격으로 지배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번민과 공포에는 거의 접근하지 않는다.

 

힘의 중심 – 가슴형

가슴 중심의 유형은 2번, 3번, 4번에 해당한다. 주관적인 감각의 세계가 그들의 영역이다. 이들의 주제는 상호주관적인 관계들이다. 이들에게는 촉각과 미각이 뚜렷하다. 이들은 타인들을 항상 의식하며 혼자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새로운 상황에서 이들은 "당신은 나를 좋아하는가?" 또는 "나와 같이 있는 이 사람은 누구지?"하고 묻는다. 이들은 관계를 터득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타인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지배되며, 종종 타인들을 위해서 무엇이 좋은지를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장된 태도로 연대감을 키워가는 동안, 이들은 자신의 공격성을 억압하면서 친절과 적극성의 외관 뒤에 자신을 숨긴다. 이들은 겉으로는 자기 확신이 있고 쾌활하며 조화롭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종종 공허함, 무력감, 슬픔 그리고 수치심을 느낀다.

 

힘의 중심 – 머리형

머리 중심의 유형은 5번, 6번, 7번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개 '불안정'하고, 모든 상황에서 사태를 살피기 위해 한걸음 물러난다. 이들의 두뇌 에너지는 이들을 타인들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에너지이다. 이들의 감각 기관은 눈이다. 새로운 상황에서 이들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또는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지?"라고 묻는다. 이들에게 삶은 무엇보다 하나의 수수께끼이다. 이들은 명령과 의무에 대한 감각이 발달해 있다. 이들의 태도는 꾸밈이 없고 객관적이다. 이들은 사태를 철저하게 생각한 후에 행동하며, 방법론을 통해서 일에 임한다. 위급할 때 이들은 자신이 어리석고 칭찬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비난한다. 이들의 번민이 과장되는 동안, 이들은 자신의 감정들, 특히 온화한 감정들은 객관성과 단순함의 외관 뒤로 숨긴다. 겉으로는 확실하고 설득력 있으며 현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종종 고립되고 혼란스러우며 무의미함을 느낀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 전 연애할 때 아내가 “자기야! 나 추워~”라고 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다소 과장일 수 있지만 “꽤 추운가 보구나!”라면서 자신의 옷을 아내 어깨에 걸쳐주었다면 ‘가슴형’, “추워! 그럼 우리 조금 뛸까!”라면서 아내의 손을 잡고 뛰었다면 ‘장형’, “자기만 추운 것이 아니라 나도 추워!”라고 말하면서 본인의 옷을 챙기고 움츠렸다면 ‘머리형’이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장형은 솔직 과감한 행동파, 가슴형은 사교적인 인간관계의 달인, 머리형은 이성적인 학구파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보고 ‘틀렸다!’라고 말하기 전에 나와 ‘다르다!’라고 먼저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할 때 새로운 세상이 보이고 새롭게 사람이 보인다. 

참고:
1. 『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9가지 삶의 성공 모델』(윤태익, 2003). 더난.
2. Enneagram Guidebook. 한마음에니어그램연구소.

 

 

 

송영선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부교수·평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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