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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영상 문화와 윤리
디지털 시대 영상 문화와 윤리
  • 최승우
  • 승인 2022.09.2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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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경 외 2인 지음 | 컬처룩 | 316쪽

왜 영상은 윤리 문제를 제기하는가,
왜 영상 읽기를 배워야 하는가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영상 교육을 미룰 수 없는 한계점에 왔다. 한 연예인이 소셜 미디어에 달린 악성 댓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자살한 일, 한국 사회의 각계각층 남성 수십만 명이 사용했다는 N번방 사건 등. 이들은 영상 미디어가 낳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음란 성착취물의 유료 유통 범죄인 N번방 사건은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몰래카메라 등의 수준을 넘어선다.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악날한 방식으로 성을 착취한 데다가, 이렇게 얻어 낸 영상을 수많은 사용자에게 돈을 받고 유통시켜 왔음이 드러났다. 이는 영상 문화가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뿐더러, 충격적인 집단 범죄가 묵인되는 아노미 상태에 도달했음을 말해 준다. 소셜 미디어와 영상 문화가 만들어 낸 신종 범죄를 해결하는 데 실정법은 대부분 너무 느리고 무력하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최근 틱톡에 이르기까지 대표적 소셜 미디어들이 영상을 소통의 핵심 수단으로 한다. 그 영향력은 전례 없이 크고 광범위해졌다. 학원을 전전하는 어린이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어린이들의 꿈이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아닌 유튜버가 되었다. 디지털 기술은 누구나 영상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주체가 될 수 있고 동시에 남이 생산한 영상을 보는 수용자로 만들었다.

이러한 디지털 문화와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는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영상은 공동체에게 강력한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 어쩌면 대면 상황보다도 더욱 앞선 윤리 의식을 지녀야만, 여러 영상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시민은 영상이 매개하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에서 필요한 태도를 함양하고, 기호로서 영상 해독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체계적 성찰이 필요한 교육의 영역이다. 디지털 시대 영상의 생산과 유통 조건, 영상의 활용이 가져오는 문화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영상 리터러시 교육과 윤리 교육을 시작하고 강화해야 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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