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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존재 되기…당신의 충분함을 알라
유일한 존재 되기…당신의 충분함을 알라
  • 유무수
  • 승인 2022.12.0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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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플럭스』 에이프럴 리니 지음 |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392쪽

100개 이상 국가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 관찰
불확실성에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게 대처하기

온 세상의 모든 분야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변화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일처리를 신속하게 해주는 자동화 영역이 확대되면서 인간 노동자는 점점 불필요해지는 추세다. 100개 이상의 국가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관찰했으며 포브스가 선정한 여성 미래학자 50인 중 한 명인 에이프럴 리니는 대학들이 “졸업생이 일자리를 구하는 걸 지원한다”라는 약속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하는 취업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지난 25년 동안 ‘변화’와 ‘관점의 재정립’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생이었던 1994년 여행계획을 갑자기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급변’이었다. 언니로부터 부모님이 자동차 사고로 모두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에이프럴은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오랫동안 미쳐간다고 생각할 정도로 걱정과 두려움과 불안의 파도에 휩쓸렸다. 악몽과 공황발작에 시달리기도 했다. 

의문이 떠올랐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경쟁하는 걸까? 왜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것인가?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한 톱니바퀴로 살아야 하는가? 나에게 중요한 것은 뭔가? 주변 지인들에게 “내일 죽음을 맞는다면 무엇을 했어야 좋을까?”라고 질문했을 때 아무도 “더 빨리 달리지 못해 아쉽다”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소비에 매몰된 세상의 유행에 휩쓸려 더 비싼 돈을 들여서 더 많이 소비한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로서 더욱더 빨리 달리는데 전심전력을 쏟으며 탈진되는 패턴으로 살고 있었다. 

 

1등이 아니라 자신을 긍정하고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저자는 여행조차 계획대로 안 되는 판국에 인생계획을 잘 세워 더 높은 단계로 착착 밟아 올라가는 것이 성공이라는 시대정신에 의한 각본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했다. 변화를 위협이 아니라 기회로 볼 수 있어야 했다. 불확실성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만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격변하는 세상에서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뜻하는 플럭스(Flux)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빠르게 변하는 노동의 미래와 관련하여 저자가 제안하는 새 각본은 포트폴리오 경력을 만들어 유일한 존재가 되자는 것이다. 유일하다는 것은 1등으로 남들보다 높은 정상에 올라서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존재를 동경하고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능숙하게 잘하는 것, 사랑하는 것, 세상에 필요한 것, 돈을 받고 해줄 수 있는 것 등을 다양하게 계발하고 조합하여 독특하고 고유한 당신이 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금융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이지만 물리학과 사진을 좋아하고 노부모를 보살피는 당신, 또는 공학자이지만 난초 가꾸기와 커다란 베른 개(버니즈 마운틴 독)을 좋아하고 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당신, 변호사로 일하고 있지만 요리를 좋아하고 주말이면 자전거로 멀리까지 여행하는 당신 등 구체적인 재능들을 조합할 때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말하는 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누구도 꿈꾸지 않았던 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저자는 인도의 파탄잘리, 중국 불교, 노자, 메소포타미아, 원주민, 고대 등 전통적 지혜를 인용했다. 저자가 제안한 플럭스 파워는 △더 천천히 달려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길을 잃어라 △신뢰로 시작하라 △당신의 충분함을 알라 △포트폴리오 경력을 만들라 △더욱더 인간다워지라 △미래를 놓아주라 등 여덟 가지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과 오랜 방황을 겪었고 전통적인 지혜를 반영한 만큼 저자는 멈춤, 비움, 내려놓음, 소박, 진실, 신뢰, 상호의존성, 주체성, 인간다움을 적극 긍정했으며 ‘좀 더 다정하고 현명하게 살기,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것’을 지향했다. 

저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을 합니까?”라는 질문은 타당하지 않으며 “무엇에서 동기와 영감을 받습니까, 세계에 거센 변화가 불어 닥친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지금의 당신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겪은 가장 위대한 선생은 누구입니까, 당신의 이키가이(삶의 원동력, 존재의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낫다고 주장했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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