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3:40 (목)
보랏빛 섬이 온다
보랏빛 섬이 온다
  • 최승우
  • 승인 2022.12.01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병희 외 2인 지음 | 학지사 | 288쪽

섬들의 천국 신안에서는 어떻게 섬에 활력을 불어 넣었는가
신안군과 퍼플섬의 지역 재생 행정 혁신의 비밀

“그대 모습은 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 예쁜 두 눈에 향기가 어려 잊을 수가 없었네. …… 길을 걷다 마주 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그대 나에게 사랑을 건네준 사람.” 가수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라는 노래다.

가사에는 길을 걷다 마주친 사람이 보랏빛 사랑을 건네주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람은 어디론가 떠나는 과정에서 실존을 확인하는 이동 본능이 있다고 한다. 이를 호모 비아토르라고 부른다. 아마도 우리는 평생을 길 위에서 떠도는 여행자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여행이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 책은 신안군의 여러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소개하고 있지만,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74개의 유인도를 비롯해 모두 1,025개의 섬으로 구성된 섬들의 천국인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인구 절벽과 노령화 현상을 앞두고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바탕으로 섬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 돌아보는 행정 혁신의 기록이다.

신안군은 지난 2015년부터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였다. 여기에 선정된 반월도와 박지도는 섬을 보랏빛으로 채우며 퍼플섬이라 불리는 관광지로 탈바꿈했고 대단한 성공 사례가 되었다.

그동안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재생을 위한 행정을 펼쳐 왔지만, 퍼플섬의 컬러 마케팅을 비롯한 신안군의 사례만큼 혁신적인 사례는 드물다. 행정 책임자와 구성원 및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을 실천한 결과물이라 더 의미가 크다. 세명의 저자들은 기존의 지역 재생 보고서나 관광안내 책자의 한계점을 넘어서자는데 뜻을 모아『보랏빛 섬이 온다: 인구소멸시대의 문화예술행정 이야기』라는 책을 집필했다.

모두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의 컬러마케팅, 2장의 그린마케팅, 3장의 아트마케팅으로 신안군의 성공적인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전략을 소개한다. 나아가 4장, 5장에서는 일본과 산토리니의 사례로 지역 재생에 필요한 조건들에 대해 설명한다. 6장, 7장에서는 신안의 특성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며 8장 신안 박우량 군수와의 대담으로 마무리한다.

지역 행정을 맡고 있는 수백만 명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가 이 책을 읽길 바란다. 낮은 재정자립도와 불리한 교통 여건 속에서도 신안군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끈질긴 노력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냈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책이 신안군과 퍼플섬의 지역 재생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같은 지침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보랏빛 사랑, 우리는 보랏빛 섬으로 향한다. 떠나자 호모 비아토르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