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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세우고 마음을 안으로 거두라…‘번뇌’ 벗어나기
뜻 세우고 마음을 안으로 거두라…‘번뇌’ 벗어나기
  • 유무수
  • 승인 2022.12.09 09:4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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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격몽요결』 이이 지음 |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64쪽

살아 있는 물건인 ‘마음’을 가다듬는 공부가 필요
유행 따르며 먹고 마시고 놀자 하는 문화는 절제

율곡 이이(1536∼1584)는 13세 때 진사 초시에 장원급제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과거시험에 아홉 번 장원급제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고 불렸다. 율곡은 16세 때 모친 신사임당의 죽음에서 큰 충격을 받았고 3년 상을 마친 뒤 금강산으로 들어가 약 1년 동안 불교에 심취했다. 

 

 

20세의 나이에 금강산에서 나와 스님과 동행하며 초당에 하룻밤을 묵을 때 지은 선시(禪詩)에 이런 대목이 있다. “도를 배우니 곧 집착이 없구나 … 초당에서 하룻밤 묵어가는데 매화에 비친 달 이것이 풍류로구나.”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온 율곡은 유학(儒學)으로 향하고자 하는 뜻(立志)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스스로 경계하는 글(自警文)”을 작성했다. 율곡은 자경문에서 “마음은 살아있는 물건”이니 정신을 한결같이 가다듬는 정심(定心)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도 표현했다. 마음을 정하는 힘(定力)이 이루어지 못하면 마음이 요동하여 편안하기 어렵다는 것이 율곡이 성찰한 마음의 특성이었다. 율곡의 나이 40세에, 당시 25세의 임금 선조에게 올린 『성학십요』의 흐름도 자경문과 비슷하게 뜻을 세우는 입지를 주춧돌로 제시한 다음, 항상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 가다듬는 경(敬)을 강조했다. 『대학』의 격물치지에 해당하는 ‘궁리(窮理)장’에서는 의리의 해명과 시비 분별의 사유를 엄격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거경을 단단히 하고 궁리를 충실하게 한 다음에 역행(力行)해야 한다(『이율곡, 그 삶의 모습』, 서울대학교출판부).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격몽요결』은 율곡이 42세에 쓴 책으로, “격몽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한다는 의미이고 요결은 그 일의 중요한 비결”이란 뜻이다. 이 책의 목적은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바로 마음을 닦고 도를 행하는 기초를 세우도록 노력하게 만든다”라는 데 있다. 자경문의 패턴처럼 뜻을 바르게 세우고, 마음을 바르게 지키고, 행동을 공경히 하라는 거경궁리역행(居敬窮理力行)의 정신을 담고 있다.

독립적으로 살아 있는 물건 같은 마음은 자주 번뇌와 공허감에 휩싸이며 고요를 잃곤 한다. 일반 대중들은 마음이 힘들 때 흔히 중독거리를 찾고, 어떤 대상에 몰입되는 시간 동안 잠시 고뇌를 잊는다. 밖에서 번뇌를 잊게 해주던 대상이 사라지면 또 허전하고 쓸쓸해진다. 그때 다시 오락과 쾌락을 주는 대상을 통해 불안을 씻으려는 시도를 하며 중독에 빠져든다. ‘혁구습장(革舊習章)’은 뜻을 바르게 세우고 용맹정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거경이 우선돼야 한다. 거경을 잃어가는 중독은 ‘나’와 ‘남’ 모두에게 이롭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변하는 유행에 휩쓸리며 바둑·장기·거문고·도박·술·먹고 마시고 노는 것 꾀하기 등은 모두 진실을 지키고 가꾸는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고로 채찍질해서 정화해야 할 구습(舊習)이다. 

 

율곡 이이(1536∼1584)의 초상화. 사진=위키백과

이치를 궁리하려면 먼저 글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 ‘독서장’에서는 글의 의미를 터득한 다음 실천할 방법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읽어야 할 책은 『소학』이며, 그 다음에는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예경』, 『서경』, 『역경』, 『춘추』이며, 그 다음에는 『근사록』, 『가례』, 『심경』이다. ‘사친장(事親章)’과 ‘거가장(居家章)’에서는 집안의 인간관계와 조상에 대한 예의를 다뤘다. 집안을 다스림에도 예법을 지킴으로써 질서와 화목의 가풍을 세워나가야 한다. 몸을 주신 부모의 은혜에 감사할 것이며, 부부 사이에도 예와 공정한 마음을 지켜야 한다. 자식에게 먼저 읽힐 책도 『소학』이다. 부록의 ‘출입의(出入儀)’와 ‘고사의(告事儀)’ 장에서는 집 밖에 나가거나 귀가할 때 또는 집안의 대소사와 관련하여 사당의 조상님께 “아무개는 장차 아무 곳에 가겠기에 감히 고하나이다.” 또는 “아무는 아무 달 아무 날에 임금의 은혜를 입어 아무 벼슬을 제수 받았고 조상 어른들이 주신 교훈을 받들어 계승하여 봉급과 지위를 얻었나이다”라고 하면서 공손하게 아뢰라고 기록했다. 이는 ‘신화와 의례’를 통해 마음이 무질서하게 분산되지 않게 하는 정력(定力)을 키우고 거경으로 깨어있으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된다.  

최병철 전 청주대 교수(한문교육학과)는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시아출판)라는 저서에서 공자의 사상을 만병통치약이나 약방의 감초로 떠받드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공자의 유효기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공자를 가르칠 때 대부분 유학은 고리타분하다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 사상에서 “변하지 않고 흐르는 인간에 대한 긍정과 믿음, 사랑”을 바르게 인식하고 오늘날의 사회에 적절하게 적용하는 ‘비판적 계승’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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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2-12-09 19:37:19
인도는 브라만교에 대항해 일어난 불교의 발상지이나,인도가 다시 불교를 배척, 천 몇백년동안 브라만의 힌두교를 믿으며 그렇게 이어짐.불교는 큰나라에들서 외래신앙인 주변부신앙(,중국등 유교문화권),천민으로 배척(인도)되면서 이어졌을 뿐임. 다만 야만족이던 일본이 막부시대 기독교에 대항하면서 불교국이 된점은 잘 알려지지 않음.@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석전대제로 유교의 부분집합중 하나임.

윤진한 2022-12-09 19:36:18
높다는 불교에 영향받아 일본불교계 일본 신도는 하느님보다 높다는 성씨없는 점쇠賤民일본천황(후발로 하급군인들이 옹립)의 존재때문에 종교성이 없어, 일제 강점기때, 한국영토에서 수천년 세계종교 유교를 왜곡하다가, 원자탄 맞고 패전.이후 유교국으로 복귀한 한국에서 문제없다가, 최근 다시 루머.야사 형식으로, 학교교육을 무시하고, 일제잔재로 남은 세력들을 통해 일본 신도처럼 유교가 종교가 아니라며 생경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권.자격.학벌없는 불교 Monkey계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나 초급대출신(해방후 4년제로 승격), 공립 중.고등학교 출신인 그 추종세력들에 의해, 대중언론이나 소설.야사.루머등을 통해 이런 생경하고 황당한 주장을 되풀이중.@동양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천년 유교문화가 지배해옴.인

윤진한 2022-12-09 19:35:40
맞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원래부터 창조신 브라만에 항거하여 부처가 새로 만든 후발신앙으로 브라만을 섬겨온 인도에서도 다시 배척받게 된 인도발 신앙입니다. 창조신보다 높다는 Chimpanzee류의 부처를 받드는 무신론적 Monkey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섞인 후대의 중국 도교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철학.민속적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일본 신도는 내세관도 없고 교의도 없다. 또 경전도 없고 교주도 없으며 설교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신도교 신자라는 말도 없다...1870년에는 국가신도를 국교로 정하고 각 지역별로 신사를 정리 체계화하여 그 정점에 천황을 둔 것이다.출처:신도(새로운 일본의 이해/2005. 3. 2, 공의식)/제공처 다락원.

부처 Monkey처럼 창조신보다

윤진한 2022-12-09 19:34:59
세계사로 볼 때, 유교는 공자님도 제사하며, 한나라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성립된 세계종교입니다. 공자님께서는 이전부터 전해지던 신앙인 始原유교의 天(하늘,하느님)숭배, 여러 神明숭배를 계승하시면서, 인간이 행해야 할 禮와 道를 제자들과 제후들에게 가르치신 스승(先師,至聖先師)이시자, 성인임금(文宣帝,文宣王)으로 추증되신 성인이십니다. 그래서 유학은 聖學이라고도 합니다.하느님의 종교인 수천년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의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하느님과 별개의 철학인 도교,불교를 이해하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합니다.도교는 유교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점에 주안을 두지 않고, 후대에 갈수록 불교의 보살같은 용어도 사용하여, 동아시아 세계종교로 수천년 이어진 유교의 하느님(天).공자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