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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대학, 어떻게 경영할까
연구중심대학, 어떻게 경영할까
  • 김재호
  • 승인 2022.12.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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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대학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존 V. 롬바르디 지음 | 윤영섭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 352쪽

『대학은 어떻게 운영되는가』는 대학경영에 관한 책이다. 특히, 연구중심대학(research university), 즉 교육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더해 연구를 또 하나의 주된 사명으로 삼는 대학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오늘날 고둥교육의 방향을 주도하는 연구중심대학의 경영 기법은 다른 형태의 대학들에게도 통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의 운영에 관해 말할 때 대학경영보다는 대학행정이라고 한다. 행정은 자원의 배분에 집중하는 반면, 경영은 자원의 배분에서 더 나아가 그 성과와 그에 따른 보상을 중요시한다는 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들을 가진 미국에서 대학은 처음부터 기업(enterprise), 즉 학술기업이자 연구기업이며, 따라서 대학경영은 기업경영과 맥을 같이한다. 

대학은 크게 티칭과 연구를 담당하는 학술조직과 이를 지원하는 경영조직으로 나눌 수 있다. 경영은 경영조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학술조직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다시 말해서, 티칭과 연구에도 경영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목적이 기업가치의 극대화인 것처럼 대학의 목적도 대학가치의 극대화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대학은 티칭과 연구의 질(quality)과 생산성(productivity)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질의 극대화는 더 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책은 대학을 질-엔진(quality-engine)이라 부르며, 이러한 대학의 목적을 선언적 의미에서 말하지 않고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아울러 제시한다. 

 

“이 책은 돈을 쫓는다”

연구와 티칭의 질과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데이터를 가지고 측정해야 하고 그 성과를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경영자의 재무와 예산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 말하고 여러 모델들을 소개한다. 아울러, 대학의 다른 이슈들, 즉 지배구조와 규제, 리더십의 중요성, 그리고 도서관의 변화, 비학위과정의 중요성, 지적재산권 관리와 모금의 중요성 등 부속기관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이 책은 돈을 쫓는다(This book follows the money).” 다른 역사, 다른 환경에 처해 있지만, 대학들이 맞서는 것은 같은 이슈와 문제들이다. 수입과 비용을 관리하고 개선된 성과에 투자하기 위해 질과 생산성을 측정해야 하며, 분석과 행동의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 우리 대학들이 인구감소, 부족한 재정, 신기술 등장, 국제경쟁 등으로 인해 파괴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들이 질적 변화와 효율성의 확대를 추구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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