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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소통…그 본질은 기술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수업은 소통…그 본질은 기술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 김성수
  • 승인 2022.12.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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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최고의 강의 ⑰ 김성수 충북대 교수
김성수 충북대 교수는 ‘강의는 현장의 행위’라고 했다. 비대면 수업에서의 소통은 카메라 앵글을 통해서 밖에 일어나지 않아 한정적이라며, 대면수업이 진행돼야만 학생과 교수자 모두 현장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사진=김성수

초겨울이 시작되는가보다. 뉴스에서는 잔잔해졌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고 야단이다. 유달리 세월과 계절의 변화가 가슴으로 다가오는 때이다.

다행히도 요즈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의 수업이 대부분 직접의 접촉인 대면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지식의 습득은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다. 학습만으로 완성되기보다는 학습 후 익히는 과정이 따라주어야 한다. 주로하는 강의가 이공계이다 보니, 수식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식은 또 다른 하나의 언어이다. 생각을 수식으로 표현하고 그 수식이라는 언어로 표현된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 수업의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수업들은 다루는 분야나 범주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체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수업, 소통의 목마름 해소에 한계

지난 몇 년 동안에는 학생들의 얼굴을 볼 기회조차 바이러스에 의해 박탈당했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해보지도 않았던 동영상 촬영의 고통을 겪어야 했고, 학생들은 강요된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직접 대면하면서 수업을 하고 비대면 수업에서의 경험을 정보의 제공과 소통의 방법으로 사용하지만, 당시는 참으로 암울했던 시절이었다.

코로나 시절의 수업은 대부분이 비대면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비대면 수업을 통하여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은 대면으로는 얻어야 하는 것들의 대안이었다. 대면은 실시간으로 같은 공간에서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교감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비대면 중 영상수업도 사실 따지고 보면, 통신기기를 이용한 먼 거리 실시간 소통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대면은 대면의 방식만큼 그 목마름을 즉각 해소해 주지는 못했다.

되돌아보면 수업은 현장이나 교실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것이 가상공간에서의 수업으로 바뀌면서, 아무런 대책이나 경험이 없던 정부의 교육시스템도 응급처치에 바빴다. 모두가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코로나 시절의 교육시스템은 코로나가 씌워준 마스크를 통하여 알아듣기 힘든 소리로 소통할 수밖에 없었다. 그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영상강의와 동영상이었다. 정해진 시간분량의 녹화를 탑재하거나 영상회의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비대면수업은 학생이나 교수에게도 새로운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교수가 직접 녹화한 자료는 실질적으로 많은 시간과 작업이 요구된 일이었다.

비대면수업 감동, 카메라 앵글 크기밖에 안돼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적으로는 화상수업 은 프로그램 코딩 수업에서는 아주 유용했다. 컴퓨터 사용이 수업 참가자가 다 가능한 경우이다. 수업 환경의 상황적 장점이 내용 이해 확대에 도움이 되었다. 이는 대면수업에서는 실험실에서의 수업이 아니고는 할 수 없었던 방식이었다. 물론, 자료의 소유권이나 초상권 등의 법적인 문제도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말이다.

비대면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교수자의 인권조차 적절하게 보호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는 말이다. 당시에는 그저 모두가 변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발버둥 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코로나 위기는 인간이 만들어 운영한 교육시스템을 이리저리 핥고 지나갔다.

강의는 현장의 행위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회에서 참가하여 현장에서 얻는 감동과 같은 것이 대면수업이라고 한다. 대면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은 차선의 방안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찌 보면, 비대면 그 자체만을 보면, 현장의 감동은 카메라 앵글 크기만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꼭 집어낸 부분일 수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지능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현란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인간 두뇌의 동작 과정은 변하지 않는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수업을 통해 완성되어야 하는 것은 결국 소통이다. 영상자료이든 음성자료이든 보고 듣는 행위로만 모든 것이 이해되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의 하드와 같은 방식으로 저장되고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의 교육은 지식의 전달이 아닌 스스로 배우는 인격체 완성을 목표로 하는 것일 것이다. 

세상의 정보는 보고 듣고 말하고 촉각을 통하여 우리의 세포 속에 저장된다. 변한 것은 없다. 정보의 표현 방식만 다양화되고 많아진 것이다. 정보가 다양화되고 형태가 많아진다고 해서 인간이 학습하는 방법이 달라진 것은 없다. 코로나가 원하는 교육의 변화가 비대면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수단이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시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마음으로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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