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능 채점 결과가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시모집이 시작되었다. 정시모집은 수시모집과 달리 철저히 성적 기반으로 전형이 진행되므로 자신의 수능 성적 분석과 전년도 대학별 입시 결과, 대학별 환산점수, 전년과 달라진 점 등을 꼼꼼히 살펴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모집단위에 지원해야 한다.
먼저, 정시모집 전체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줄었으나, 수도권 모집인원은 증가하였다. 2023 정시 모집인원은 7만6천682명으로 전년보다 7천493명 감소하였다. 비수도권 소재 대학이 8천318명 감소하면서 전체 모집인원은 줄어들었으나,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소재 대학은 오히려 모집인원이 825명 증가하였다.
서울 정시모집 비율 높아…모집인원 변동 확인해야
서울 소재 16개 대학이 정시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맞추면서 대학별 모집인원의 변동이 생겼는데, 특히 중앙대,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의 모집인원 증가가 두드러진다.
중앙대는 인문이 312명, 자연이 238명 증가했고, 서울대는 인문이 75명, 자연 156명이 증가했다. 숙명여대는 인문이 91명, 자연이 63명 증가했고, 경희대는 인문이 45명, 자연이 81명 증가했다. 반면 일부 대학은 모집인원이 감소하였는데, 한국외대(서울)는 인문이 186명 감소했고, 한국항공대는 자연이 62명 감소했다.
모집인원의 변동은 합격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대학별/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변화를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수시 미등록 충원 마감일인 27일 이후에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체크해야 정시 모집단위별 최종인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인문계 수학 반영비율…서강대(43.3), 서울대(40)
정시는 수능 성적표에 기재되어 있는 그대로를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별로 활용지표(백분위, 표준점수, 등급 등)가 다를 수 있고, 활용지표에 따른 성적을 영역별로 다른 비율로 반영하기 때문에 대학별 환산점수가 같을 수 없다. 성적이 우수한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아야 유리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수능 성적이 어떤 비율로 반영되느냐에 따라 대학별 유불리가 달라지므로 자신에게 맞는 대학과 모집단위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인문 성향 학생의 경우, 국어 성적이 낮고 수학(확률과통계) 성적이 높을 경우, 수학영역의 반영비가 높은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인문계열을 세 유형으로 나누어 선발하는데, 세 유형 간 반영 비율이 모두 다르므로 수학을 잘 본 경우라면 인문Ⅱ가 유리할 수 있다. 인문Ⅰ‧인문Ⅲ은 수학 반영 비율이 30인 반면 인문Ⅱ는 수학 반영 비율이 40이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중 수학영역 비율이 높은 대학은 중앙대 경영경제(45), 서강대(43.3), 서울대(40), 가톨릭대 간호(40) 등이다. 반대로 인문 성향 학생 중 수학영역보다 국어영역의 성적이 우수하다면 국어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충남대(45), 전북대, 중앙대(40) 등에 지원해야 유리할 수 있다.
자연 성향 학생 중 수학영역보다 과학영역 성적이 더 우수할 경우, 과학탐구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해야 유리하다. 과학탐구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은 서울시립대‧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35), 연세대‧홍익대(33.3) 등이다. 자연계열에서 수학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은 서울대, 중앙대, 인천대, 가톨릭대(40) 등이다. 또한, 국수영탐 중 2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목원대, 신한대, 우송대, 을지대, 한국공학대, 한림대 등은 2개 영역만 반영하므로 일부 영역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지원이 가능하다.
탐구영역,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나뉘어
탐구영역은 전체 17개 과목으로 이뤄져 있다. 인문 성향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사회탐구는 9개 과목, 자연성향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학탐구는 8개 과목이다. 과목별로 응시 규모의 차이가 있고, 만점자의 백분위와 표준점수가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탐구영역은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탐구영역의 경우, 백분위나 표준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있다. 과목별 난이도에 따라 만점자의 백분위나 표준점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22 정시에서 비슷한 성향의 수험생이 지원하는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경우, 대학별 변환표준점수에 따라 지원 성향이 갈리기도 했다. 서강대는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되었던 과탐 응시자가 인문계열에 지원했을 때, 성균관대보다 훨씬 유리했기 때문에 소위 교차 지원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었다. 참고로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반영하기도 한다. 수험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에 응시한 경우 표준점수 144점에 백분위 100이고,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에 응시한 경우 표준점수 145점에 백분위 100이다. 따라서 탐구영역의 경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일부 발생할 수 있다.
수학(미적/기하) 응시자 인문계 모집단위 지원 많을 것
올해도 수학(미적/기하) 응시자의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 정시에서 ‘수학(미적/기하)과’에 응시한 자연 성향 학생들의 성적이 ‘수학(확률과 통계)사’에 응시한 인문 성향 학생들 성적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예년과 다른 교차지원이 상당수 진행되었다. 일부에서는 문과 침공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으며, 교차 지원에 따라 인문 성향 학생들이 기대 대학 수준이 낮아졌다.
2023 정시에서도 ‘수학(미적/기하)’에 응시한 학생들의 성적이 높게 형성되면서 전년과 비슷한 지원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지원 대학 및 모집단위를 찾아야 한다. 대체로 어문계열보다 경영경제계열로의 교차 지원이 훨씬 많은 편이다.